신세계·현대百 60년대생 CEO 배치…'업계1위' 롯데도 젊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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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百 60년대생 CEO 배치…'업계1위' 롯데도 젊어질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1.25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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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이마트 이어 60년대생 CEO 선임
조용한 현대百그룹, 온·오프라인 혁신 나설까
롯데그룹, 연말 정기인사 주목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사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그룹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사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그룹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유통업계의 경영 시계가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쁘 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계열사 CEO를 예년보다 일찍 교체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60년대생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이동호(63) 부회장과 박동운(61)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60) 현대리바트 사장 등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대신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과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 한섬 대표이사 사장에는 각각 김형종(59) 한섬 대표이사 사장, 윤기철(57)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김민덕(52)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 등이 선임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정기인사 발표가 매년 12월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앞당긴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실적 악화에 인사 앞당겨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 형제의 조력자로서 30여년 이상 그룹에 몸담으며 성장을 함께해 온 이 전 부회장이 물러난 이유는 실적 악화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와 김 전 대표 등도 같은 이유로 지난주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올 3분기 6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799억원) 대비 23.8% 감소했다. 매출액은 5322억원 21.8% 증가했고, 순이익은 522억원으로 20.8% 줄었다. 외형확대는 성공한 편이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16.8% 증가한 1040억원의 영업이익 올렸고, 신세계백화점(광주점 포함)은 12.2% 늘어난 660억원을 올렸다.

현대리바트는 매출액 299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했다. 영업익은 69억원으로 사실상 반토막 수준(45.2%)으로 쪼그라들었다.

◆유통업계, 60년대생 CEO 수혈…왜?

일각에서는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젊은' 60년대생을 수혈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통업계는 연봉이 높지 않은 반면 근무연한이 길어 타업종에 비해 임원들의 연령이 많은 편이다. 반면 업계의 경쟁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존 고객들의 소비방식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음을 포착,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한 ‘옵니’ 서비스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닷컴(백화점)’과 ‘현대H몰(홈쇼핑)’ 등 온라인쇼핑몰 있지만, 신세계그룹 ‘SSG닷컴’와 롯데그룹 ‘롯데ON(온)’ 등 통합 서비스는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 따라서 60년대생 CEO를 중심으로 온·오라인 혁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이커머스(온라인) 강화와 함께 할인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사업 부활을 위해 지난달 1969년생 강희석(50)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이마트 창립 26년 만에 최초 외부 출신 대표이사로, 이갑수 전임 대표보다 12살이나 어리다.

강 대표는 경영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유통 파트를 담당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사업을 모두 성공시킨 월마트의 컨설팅을 도맡았던 경험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강 대표에게 월마트 뿐 아니라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유통업체의 경영 트렌드를 이마트에 이식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12월 중순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일부 BU(비즈니스유닛)장과 계열사 CEO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1980~2000년대 출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이보다 더 어린 Z세대가 최근 유통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감각을 지닌 경영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을 포함한 연말 정기인사가 나오면 젊은 임직원들의 약진이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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