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숨기는 트위터, '좋아요' 감추는 인스타...글로벌 SNS "기능 축소"
상태바
'악플' 숨기는 트위터, '좋아요' 감추는 인스타...글로벌 SNS "기능 축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1.25 17:4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 SNS들, 이용자 보호·자체 정화 위해 각종 기능 축소
연예 뉴스 댓글 폐지한 다음, '클린봇'으로 필터링하는 네이버
구글·페이스북 등은 맞춤광고·딥페이크 제한, 새로운 SNS도 등장
이미지=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전세계 대형 SNS들이 기존의 기능을 감추고 줄이는 등 '서비스 축소' 방향의 업데이트를 연달아 하고 있다. 국내 포털사이트 역시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온라인 상 소통에 도움되리라 여겨졌던 맞춤광고, 딥페이크 등 첨단 기술들을 오히려 제한하는 사례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익명 세상 속에서 '악플(악성댓글)'에 상처 받는 이용자들을 보호하거나, 넘쳐나는 '가짜 뉴스'와 '광고 공해'를 제어하는 등 적절한 정화 기능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악플' 숨기고, '좋아요' 감추고

트위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숨길 수 있는 '답글 숨기기' 기능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자신의 트윗에 '악플'이나 광고글이 달려도 계정 주인이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오직 악플이나 광고글을 올린 본인만이 삭제할 수 있었다. 때문에 피해 계정은 물론 제3자 역시 이런 트윗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업데이트 된 '답글 숨기기'는 문제가 될만한 트윗이 달릴 경우 자체적으로 숨김 처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이용자가 답글을 숨기는 경우 해당 이용자와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는 설문 데이터에 기반해 계정 차단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트위터 측은 "올해 초부터 캐나다,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시범 적용한 뒤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아 이번에 전격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의 '좋아요' 수를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시범 운영 중이다. 해당 국가에서는 게시물에 '좋아요'의 숫자가 표시되는 대신 'XX님 외 여러 명'으로 표시된다. 정확한 숫자는 계정 이용자만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좋아요'의 갯수가 해당 게시글은 물론 계정 주인의 인기 척도가 됨에 따라 발생하는 부작용들,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과도하고 근거 없는 믿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중 경우에 따라 유명인의 게시글과 자신의 글에 달린 '좋아요' 수를 비교하고 자괴감에 빠지거나 스스로 글을 삭제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또 '곰팡이 호박즙 판매' 논란을 일으켰던 '임블리 사태' 등도 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이용자들이 게시물을 올리면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라며 "이용자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지 걱정하기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라고 시범서비스의 취지를 설명했다. 올해 5월 캐나다·아일랜드·이탈리아·일본·브라질·호주·뉴질랜드 등 7개국에 처음 시범 적용된 후 지난 1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미국·독일·인도·인도네시아 등 5개국으로 확대했다.

악성 댓글을 필터링하는 네이버 '클린봇'. 사진제공=네이버
악성 댓글을 필터링하는 네이버 '클린봇'. 사진제공=네이버

◆ 연예 뉴스 댓글 없앤 다음, '클린봇' 운영 중인 네이버…"악플러 처벌 강화되야" 지적도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발생 건수는 1만 5926건으로 전년 대비 약 19.3%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1만 928건을 기록했다. 결국 국내 대형 포탈들이 칼을 빼들었다. 카카오 다음은 연예 뉴스의 댓글창을 아예 없앴다. 네이버는 욕설이나 비슷한 맥락이 들아간 글을 필터링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선택케 했다.

카카오는 이번달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 뉴스 댓글창을 닫고 인물 관련 검색어를 폐지했다. 여민수 다음 카카오 공동대표는 "오랜 시간 다양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왔고, 그 첫 시작으로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 잠정 폐지를 결정했다"면서 "개인 자체를 조명하는 경향이 있다"고 이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악성 댓글 필터링 인공지능(AI) 기술 '클린봇'을 이번달부터 뉴스 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클린봇은 AI 기술을 이용해 불쾌한 욕설이 포함된 댓글을 자동으로 숨겨주는 기능이다. 올해 4월부터 웹툰과 쥬니버, 스포츠, 연예 등 서비스에 순차 적용됐다가 최근 뉴스에도 도입됐다. 또 상습적으로 악플을 다는 이용자에게도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국내 포털사이트 뿐 아니라 해외 검색 엔진이나 언론 매체들도 이와 비슷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검색 사이트인 구글은 모든 기사를 언론사 링크로 제공한다. 때문에 구글 자체에는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미국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 포스트는 기사 화면에서 바로 댓글을 열 수 없다. 한 번 더 클릭해야 댓글을 쓰거나 열람할 수 있으며, 기사에 따라 댓글 기능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영국 BBC, 가디언은 댓글창이 없다. 독일은 댓글로 가짜 뉴스를 작성하면 24시간 이내 삭제해야하며, 이를 위반하면 최대 65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이 정도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댓글창 폐지 같은 예방책도 좋지만 '악플러'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댓글 필터링도 좋지만 처벌이 너무 약한 것도 문제"라며 "물론 악플을 근절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악플러들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되어야 (악플이)줄어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 사진=연합뉴스
딥페이크 이미지를 제작하는 과정. 사진=연합뉴스

◆ 첨단 기술 기반 맞춤광고·딥페이크도 제한…새로운 SNS까지 출현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맞춤광고나 머신러닝을 이용한 딥페이크 역시 '기능 축소'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가짜뉴스 생성, 개인정보 불법 사용, 여론 조작 등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오는 12월 12일 치러지는 영국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치광고'를 금지한다. 이 광고는 AI를 통해 수집한 사용자 정보를 이용하는 '마이크로-타겟팅'이다. 구글은 이 정책을 올해 안으로 유럽연합으로 확대한 후 내년 중 전세계로 적용시킬 예정이다.

트위터 역시 지난 22일부터 모든 형태의 정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트위터 CEO 잭 도시는 "정치적 메시지는 사는 게 아니라, 얻는 것이어야 한다"며 이같은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맞춤 광고 대상을 변경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 대형 IT 업체들이 딥페이크 동영상 확산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딥페이크는 정교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조작된 이미지나 동영상을 말한다.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해 실제로 하지 않은 발언이나 행동을 마치 한 것처럼 꾸밀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정교한 나머지 진위여부를 가르기 매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딥페이크는 월트디즈니가 일부 '스타워즈' 영화에 캐릭터를 집어넣기 위해 사용하는 등 무해한 앱(응용프로그램)에도 쓰이지만, 악의적인 콘텐츠 제작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나 라오 어도비 부사장은 "가짜 동영상을 만드는 기술의 진보가 워낙 빨라서 기술을 이용해 딥페이크를 적발하는 게 곧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이런 부류의 합성 미디어나 가짜 정보는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핵심적 이슈에 대해 생산적 토론을 할 역량을 갉아먹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대학들과 '딥페이크 탐지 챌린지'를 다음달부터 가동한다. 또 구글은 딥페이크 적발 연구를 연마할 수 있는 동영상 목록을 구축하고 다량의 오디오 클립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위키피디아의 창립자인 지미 웨일즈는 기존의 SNS들이 거짓 광고로 가득하다고 비판하며 새로운 SNS 'WT: Social'를 발표했다. 페이스북처럼 공유, 뉴스피드 기능이 있지만 후원이나 참여도 높은 것부터 보여주던 방식과 달리 콘텐츠 생성 시점 순서대로 게시된다. 특정 광고주나 집단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sepapaiva 2022-03-09 21:42:25
What necessary phrase... super, remarkable idea
https://how6youtoknowc.org/map.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