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美 월마트, 아마존 공습에서 어떻게 부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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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美 월마트, 아마존 공습에서 어떻게 부활했나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1.2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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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M&A로 온라인 사업 확장
'클릭 앤 콜렉트', 온라인-오프라인 연결
밀레니얼 세대 위해 이미지 개선
리모델링된 월마트 내부. 사진제공=월마트
리모델링된 월마트 내부. 사진제공=월마트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아마존의 등장으로 미국의 유통 패러다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설립 100년을 넘은 시어스와 토이저러스 등 소매업계 공룡들이 줄줄이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크로거, 타겟 등 미국 유명 업체들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아마존게돈(Amazon-geddon, 아마존과 아마게돈 합성 신조어)’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월마트는 지난 2016년 매출액은 4821억달러(당시 약 약 594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이처럼 외형이 축소된 것은 1980년 창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최근 월마트는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280억달러(약 149조4500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인 1289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미국 내 점포의 매출 성장률은 3.2%로 컨센서스(3.1%)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47억달러(약 5조4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가량 줄었다. 이커머스 부문 확장을 위한 투자 비용 때문이라는 게 미국 금융투자업계 분석이다. 대신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16달러를 기록, 컨센서스(1.09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이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증가율 37%보다도 높은 수치다.

월마트가 미국 시장에서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전략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말로는 BOPIS(Buy Online Pick-up In Store)라고 한다.국내에서는 ‘옵니채널’로 알려져 있다.

‘클릭 앤 컬렉트’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문 상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대부분 상품 주문은 각 매장 안에서 처리할 수 있어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 역시 배송 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픽업하러 매장을 방문할 경우 다른 상품들도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출 증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월마트는 올해 1월 기준 2100개에 달하는 매장에서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찾아갈 수 있는 ‘픽업 키오스크’와 매장 내 ‘픽업 타워’ 설치,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주문한 제품만 가져가는 ‘드라이브 스루 픽업’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혁신을 거듭했다.

픽원을 도와주는 월마트 직원. 사진제공=월마트
픽원을 도와주는 월마트 직원. 사진제공=월마트

월마트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미지 개선 작업도 벌였다. 이들에게 월마트는 오래된 구세대 브랜드에 가깝기 때문이다.

우선 2016년 인수한 ‘제트닷컴’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개선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쉽게 쇼핑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복 브랜드 ‘보노보스(Bonobos)’와 여성의류 브랜드 ‘모드클로스(Modcloth)’, 신발 전문 쇼핑몰 ‘슈바이닷컴(ShoeBuy.com)’, 아웃도어 브랜드 전문 쇼핑몰 ‘무스조(Moosejaw)’ 등을 인수해 젊은 세대들에 친화적인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즉, M&A(인수합병)로 온라인 사업을 키워 기존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로써 신선고객층까지 다양해졌고, 매출액은 뚜렷하게 성장했다.

한국 역시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마트·롯데 등 국내 유통기업들도 이커머스 사업에 대규모 투자 중이다.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전환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이마트와 쿠팡의 경우 일일이나 새벽 등 ‘배송(Delivery)’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물류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투자비용이 발생했고,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두 기업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 역시 기존 점포를 거점화하거나 M&A를 통해 사업을 강화하는 곳은 없다.

한편 월마트는 약 11억달러(1조3370억원)를 투입해 혁신적 기술을 도입하는 등 미국 전역에 분포한 5000여개의 매장을 리모델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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