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간은 침묵하세요!" CEO사관학교 된 아마존의 튀는 회의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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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간은 침묵하세요!" CEO사관학교 된 아마존의 튀는 회의방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22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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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과거 GE에서 아마존으로 CEO 사관학교 명성 이동"
베조스CEO 방식 "회의시작 30분간 6페이지 제안서 읽기 몰두...그 다음에 토론"
"투자자는 워렌 버핏 주주서한 분석하지만, 경영자는 베조스의 주주서한 정독한다"
신사업마다 아마존 출신 각광...'제조업 중심' 시대에서 '혁신기술 중심' 시대로 변화가 원인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GE가 갖고 있던 'CEO 양성소' 명성이 아마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과거 GE가 갖고 있던 'CEO 사관학교' 명성이 아마존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고경영자(CEO) 사관학교'가 과거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아마존으로 변해가고 있다. 과거 제조 중심의 시대에서 혁신기술이 중시되는 사회로 그 흐름이 바뀌어가면서 CEO 사관학교의 위상도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과거 GE의 명성을 이어받은 새로운 'CEO 사관학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베조스의 연례 주주서한 정독하는 미래 CEO

WSJ는 "아마존의 졸업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워런 버핏의 레터를 분석한다면, 경영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제프 베조스(아마존닷컴 최고 경영자)의 연례 주주 서한을 정독한다"고 평가했다.

"하루하루가 아마존 창업 첫날이다"라는 철학을 강조했던 베조스는 혁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결코 자만하지 않도록 종업원에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아마존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인 타블로 소프트웨어나 쿠폰 구매 사이트인 그루펀, 온라인 판매업체 주릴리, 온라인 뱅킹 회사 심플 등이 대표적이다.

위워크의 아담 노이먼이 CEO 직에서 물러났을 때에는 전 아마존 간부가 공동 CEO에 올라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아마존 졸업생들은 창업에도 적극적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베리샵,  우버의 트럭판인 콘보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아마존 졸업생들이 포진해 있다.

회의 초반 30분은 침묵 뿐

아마존 전 직원이 말하는 아마존의 회의 시간은 여타 회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마존에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발표는 금지다. 회의 시작 후 30분간은 참석자 전원이 6페이지로 된 제안서를 읽는데 몰두한다. 이는 제프 베조스의 방식으로, 어떠한 주제에 대해 의논하거나 질문하기 전에 회의 참석자들이 그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다.

타블로의 CEO인 애덤 세리푸스키는 과거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 서비스(AWS)에 11년간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처음에는 6페이지 방식에 당황했지만 이후에는 그것이 일반적인 방식이 됐다"고 언급했다.

디지털 지도 회사인 온엑스맵의 CEO인 로라 올비다스는 아마존에서 약 18년간 근무했다. 그는 "아마존의 원칙이 내 안에 너무 깊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적용시킨다"고 말했다. 일상 생활에서도 "자, 행동에는 속도가 중요해"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그는 리더십 원칙을 소개하면서 리더에게는 속도가 중요하고, 결정이나 행동은 언제든지 철회가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졸업생은 새로운 리더십 개발중

일부 아마존 졸업생들은 리더십 원칙을 보다 유연하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WSJ는 시애틀을 거점으로 하는 주택 유지 관리업체 랏첼(Latchel)을 소개했다. 랏첼은 창업 3년째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약 20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윌 고든은 아마존에서 3년간 근무한 바 있는데 이 때 아마존의 경영 스타일을 몸에 익혔다고 한다.

그가 소개하는 아마존의 문화 중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조직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측면이다. 아마존은 채용 면접 때 조직의 결속이라는 측면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 동료 직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보다는 실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고든은 "최초에는 아마존과 같은 방식으로 채용을 해왔는데, 그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능력은 있지만, 조직 문화에 익숙해지지 않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 밖에 없었던 경험도 털어놨다.

또한 아마존의 일 추진 방식이나 상대방을 '때려 눕힐 정도'의 거리낌없는 논쟁 등은 반영하지 않는다는 아마존 졸업생들도 있다.

주릴리의 사장이자 아마존에서 14년간 일한 제프 유사이신은 "공감을 더 중시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아마존의 문화를 모방하려 애쓰는 것은 성공을 위한 레시피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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