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장..월가 "그래도 주식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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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장..월가 "그래도 주식 사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1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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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역대 최고치...경기우려 등 악재는 모른척
월가 "주가 빠지면 주식 더 담아라"..낙관론 일색
유럽 및 아시아 증시는 여전히 잿빛
미국 다우지수가 2만8000선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다우지수가 2만8000선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상승세다. 불안요인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호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월가는 이같은 흐름에 "비논리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그래도 사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다우지수는 2만8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지난 7월 2만7000선을 돌파한 후 4개월만의 일이기도 하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 "논리? 필요없다..그냥 사라"

월스트리트저널의 제임스 매킨토시는 "시장이 치솟을 때에는 모든 뉴스가 호재"라며 "논리가 무슨 필요냐, 그냥 사라(Who needs logic? Just buy)"고 언급했다.

그는 주식이 이같이 상승랠리를 펼치는 것에는 두가지 이슈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방어주들이 주식시장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과 주식을 대체할 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주식시장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이나 '글로벌 경기성장 둔화'와 같은 현실적이면서도 우려할 만한 요인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성장에 대한 우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논리적으로는 지금과 반대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론적으로는 방어주를 제외하고는 전체 주식시장이 주춤하거나, 주식에 대한 대체재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거나 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방어주보다는 은행주와 제조업, 정유주 등 경기민감주가 최근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경기민감주가 시장 끌어올려,,펀드매니저, 현금대신 주식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블랙록 등의 주식은 11월에 5%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인 2.7%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면 흔히 말하는 방어주, 즉 유틸리티나 소비 관련주는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이 햇필드 인프라캡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말을 인용,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 경제가 불황으로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햇필드와 그의 회사는 금융주를 비롯해 우선주나 다른 위험성 높은 주식의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베팅하고 있다"며 "만일 유럽이나 아시아 등 취약한 부분에서 개선 시그널이 나타난다면, 이들은 큰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보유량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1월 1~7일간 실시한 서베이 결과를 인용, 펀드매니저들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은행이나 유럽 주식은 더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빈 재부시 그린 알파 어드바이저 관계자는 "시장이 약간 빠지면 오히려 주식을 다시 담을 기회"라며 "(악재에 대해서도)냉정한 사람이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역시 마이클 하트넷 BOA 전략가의 말을 인용,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돈을 글로벌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미국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유럽 및 아시아 증시는 잿빛

미국에서의 무지개빛 주식시장과는 반대로,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증시, 유럽증시는 여전히 잿빛이다. 미국과는 달리 경기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은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 내각부는 같은날 일본의 3분기 GDP가 전년동기대비 0.2%, 전분기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주식시장은 독일 경제가 지난 분기 리세션(recession)을 간신히 면했다는 소식에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며 "일본 경제 역시 3분기 좋지 않았던 점 등 유럽과 아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무조건적인 낙관론 위험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미국 역시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 통신은 4가지 요인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기대와는 다를 수 있다는 점 ▲미 연준의 2020년 경기완화정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미 경제가 다시 아래를 향할 수 있다는 점 ▲미국 선거가 예상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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