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계부채 14조달러 육박 '역대 최대'..적신호 아닌 경제회복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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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계부채 14조달러 육박 '역대 최대'..적신호 아닌 경제회복 신호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1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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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분기말 가계부채 13조9500억달러...소비로 이어진다면 긍정적
자동차 및 고급주택 구매 늘어나...연체율 상승은 부담
미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의 올해 3분기말 가계부채가 약 14조달러에 육박, 사상 최대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의 올해 3분기말 가계부채가 약 14조달러에 육박, 사상 최대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14조달러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한 데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제 회복에 대한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은 미국의 올해 3분기 가계부채가 13조9500억달러 수준으로, 지난 2분기 대비 920억달러(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1분기 연속 증가세다.

직전 사상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8년 3분기다. 당시 미국 가계부채는 12조6800억달러였다. 이때보다 1조3000억달러가 더 늘어난 것이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 미국 안팎의 의견이다.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의회에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언급했다.

◆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 높지 않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76%다. 금융위기가 끝난 2009년에는 거의 100%에 달했던 것과 비해 낮은 수준이다.

아랍권 언론사 알자지라는 연준 리서치 담당자의 말을 인용, "올해 3분기 신규 신용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담보 대출과 모기지 대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며 "이는 저금리 환경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들은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통해 자동차 및 고급주택의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자동차 구매를 위한 대출은 3분기 1590억달러로 역대 2번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가계부채의 10%에 달한다. 2009년 중반 금융위기가 마무리됐을 당시의 6%대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프로보 대학의 브링엄 영 교수는 "소비자들은 더 질 좋고 오래탈 수 있는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자동차의 가격대도 높아졌고, 가계부채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주택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도 눈에 띈다. 

포츈지는 11월호에서 더글라스 일리만 부동산 보고서를 인용, 고급 주택으로 알려진 맨하탄 아파트 가격이 소폭 하락하면서 이를 구매하려는 고소득자들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모기지를 활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포츈지는 "흔히 고소득자들은 돈을 가장 아끼지 않는 사람일 것으로 인식하지만, 이들이 경제 트렌드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있다면 돈을 가장 아껴쓰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가계부채 증가가 나쁘지만은 않아"

가계부채가 늘어난다 해도 이것이 소비로 연결된다면, 오히려 경제에는 호재이라는 해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폭스 비즈니스는 "가계부채가 높아지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며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낙관적인 미래를 대비해 교육과 주거환경에 투자하고, 새로운 부를 축적하는 등 저금리 환경 속에서 대출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는 "지금 미국 경기는 소비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더 자극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미래에는 대출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지나친 가계부채를 경계할 필요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체율은 2분기 4.4%에서 4.8%로 높아졌다. 저금리로 인해 대출이 우호적인 상황이 되자, 대출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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