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칠레 금융시장...“칠레는 한국같은 안식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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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칠레 금융시장...“칠레는 한국같은 안식처 아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1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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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적 리스크에 금융시장 불안 증폭...시장 전문가들 "비중축소 권고"
칠레의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페소화 환율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칠레의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페소화 환율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칠레는 한국같은 안식처가 아니다”

칠레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등 정치학적 리스크에 맥을 못추는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 대비 칠레 페소화 가치가 급락, 12일 장중에는 달러당 800페소를 넘어서는 등 페소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 역시 2011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iShares MCSI 칠레 상장지수펀드는 15% 하락했고, 10년 만기 채권금리는 0.7%에서 3.3%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오히려 매수 기회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성급히 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한다. 디에고 셀레돈 JP모건 전략가는 "우리는 칠레에 대한 전반적인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LM 캐피탈 그룹의 루이스 메이즐 채권 매니저는 "우리가 보유중인 칠레 자산을 팔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사지도 않고 있다"며 "기다리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흐름이 칠레가 신흥시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며 "칠레는 한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이 안전한 안식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칠레의 정치적 리스크가 어느 향방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반정부 시위가 단기간에 진정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랍권 언론사 알자지라는 마이클 레이드 이코노미스트 기자의 말을 인용, "칠레 경제는 지난 30년간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해왔고, 빈곤층도 급감했으나 이 과정에서 심각한 부의 불평등이 자라났다"고 보도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세제 개편 등을 포함한 소득 재분배 과정이 불가피하며, 이는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칠레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지난 화요일 칠레의 GDP 성장률을 올해 2.3%로 하향조정했다. 칠레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5%로 9월의 2.1%에서 높아졌다. 

이같은 혼란이 비단 칠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등 전반적인 남미 금융시장이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남미지역 달러화표시채권은 지난 8월 이후 3.2% 하락했다. 11월 10개 신흥 마켓에서 달러표시채권 최저 수익률을 기록한 나라 중 절반이 남미국가다.

칠레 뿐 아니라 에콰도르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격렬해졌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당선됐는데, 취임 이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을 어떻게 손볼지도 불확실하다. 

볼리비아에서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이슈로 멕시코로 망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볼리비아 국채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BNP 파리바는 "볼리비아의 정치적 변화는 험난하고, 채권 가격이 충분히 떨어진 것인지 여전히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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