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포르메] 혼란의 스페인 정국, 결국 ‘좌파 연합정부’ 구성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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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인포르메] 혼란의 스페인 정국, 결국 ‘좌파 연합정부’ 구성에 성공
  • 최지윤 스페인 마드리드 통신원
  • 승인 2019.11.13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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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당 사회노동당, 급진좌파 포데모스당과 연정 합의
"또다시 총선하나" 우려 깨...일단 스페인정국 안정 시도할 듯
중도우파 시민당 몰락...극우정당 VOX, 제 3당으로 급부상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오피니언 뉴스=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사회노동당(PSOE)의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총리, 급진 좌파 정당 우니다스 포데모스(Unidas Podemos)의 지도자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Parblo Iglesias) 대표가 지난 10일 실시된 스페인 재선거 이후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하는 예비 협정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총선 후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이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 4월 28일 총선 이후 사회노동당(PSOE)과 포데모스를 중심으로 수개월 동안 여야 간의 협상을 벌여왔지만 결렬돼 지난 10일 또다시 선거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 역시 페드로 산체스의 좌파 사회노동당(PSOE)이 필요한 의석을 모두 차지하지 못해 새로운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2일 오후, 스페인 총리 산체스와 포데모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는 합의서에 서명하기 위해 언론 앞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 간의 합의는 선거가 끝난 10일밤 비밀리에 시작되었고, 이틀뒤인 12일 아침이 되어서야 공개되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왼쪽)와 급진 좌파 정당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출처=https://elpais.com/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왼쪽)와 급진 좌파 정당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출처=https://elpais.com/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산체스 총리가 있는 사회노동당의 경험과 좌파 정당의 용기를 결합한 진보연합 정부를 만들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기자회견 후 야당 대표인 파블로 카사도(Pablo Casado)는 국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많은 스페인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산체스는 협정을 발표하고 이글레시아스에게 부총리의 역할을 제안해 급진 정부를 구성했는데, 이는 스페인이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정반대”라고 의견을 내비치며 산체스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중도 우파 시우다노스(시민당)는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의 합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우다노스는 산체스와 포데모스가 스페인 정부의 통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지지할 수 없다. 그것은 재앙이고 스페인 사람들 대다수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뜻을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스페인 총선 결과 분석. 출처= https://elpais.com
스페인 총선 결과 분석. 출처= https://elpais.com

지난 일요일(10일) 총선 결과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란 그 자체였다. 사회노동당은 의회 350석중 120석을 차지해 지난 4월 총선에 비해 3석을 잃으면서 과반 수 이상의 의석을 얻는 데에 또다시 실패했다. 또한 급진 좌파 포데모스도 42석에서 35석으로 줄어들었다. 국민당(PP)은 88석을 확보하며 지난 선거에 비해 22석을 더 확보했다.

선거 분석 결과 지난 선거에 비해 우파 정당에 표를 던진 지역은 마드리드와 무르시아로 나타났다. 좌파 사회노동당(PSOE)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지역은 아프리카 북부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의 지역인 세우타(Ceuta)였으며, 전반적으로 스페인 남쪽에서 우세하였다. 반면 우파 국민당(PP)은 스페인 카스티야이레온 지방과 갈리시아에서 많은 표를 얻었으며, 극우 정당 복스(VOX)는 무르시아에서 두드러지는 지지를 받았다.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며 사퇴하는 시민당 대표 알베르트 리베라(맨 오른쪽).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며 사퇴하는 알베르트 리베라 시민당 대표(맨 오른쪽).

반면, 중도 우파 시민당(시우다노스)은 의회에서 10석을 차지하며 지난 총선 때의 57석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약 250만 표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알베르트 리베라(Albert Rivera) 시민당 대표는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총선후 지지자들과 함께 한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이슈는 24석에서 52석으로 늘어난 극우 정당인 복스(VOX)로, 이는 사회노동당(PSOE)과 국민당(PP)에 이어 의회 내 세 번째로 큰 정치 세력이 되었다. 복스는 낙태법 강화 및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스페인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이다.

 최근 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 독립을 추진한 전 정부 지도자들에게 9~13년의 징역을 선고하자 바르셀로나 지역을 중심으로 거센 시위가 일어났다. 스페인 전체가 강한 우려를 내보일 정도로 격정적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복스(VOX)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여 이에 뜻을 함께하는 여론의 표를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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