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일단 재무적 투자”…'관광·레저 관심' 박현주 회장 의지 반영됐나
상태바
미래에셋 “일단 재무적 투자”…'관광·레저 관심' 박현주 회장 의지 반영됐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12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현주 회장, 국내‧외 관광‧레저산업 관심 높아...적극 투자 행보
미래에셋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측면 접근...FI 역할 충실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평소 관광‧레저산업에 광폭 행보를 펼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략적투자자(SI) HDC현대산업개발과의 협업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입찰가로 2조4000억~2조5000억원을 써내 2조원 가량을 제시한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SI를 구하지 못한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경쟁자를 제쳤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수전의 ‘판’을 키운 장본인이다. 당초 SK‧한화‧CJ그룹 등 국내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유찰 가능성까지 나왔다.

분위기는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 미래에셋대우가 등판하면서 180도 전환됐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1위(9조900억원)로  자금 동원 능력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도전하기 위해 GS그룹 등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 7일 마감된 본입찰에서 시장 예상가(약 1조5000억원)을 대폭 웃도는 ‘베팅’을 했다. 자금 조달 비중은 HDC현대산업개발이 80%, 미래에셋대우가 20%다. 미래에셋대우는 별도 자금 조달 없이 자기자본투자(PI)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찰가 중 약 4800억~5000억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관광‧레저산업에 꾸준히 손을 뻗어온 박 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수전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레저’는 박 회장의 핵심 투자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외 자본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도해양관광단지를 ‘세계 수준 아시아 최고 리조트’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시설물‧사업 등을 인수한 뒤 6성급 리조트 호텔, 콘도, 페어웨이 빌라, 테마파크, 워터파크, 마리나, 해상케이블카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박 회장의 관광‧레저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3월 미래에셋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내‧외 관광객을 국내에 유치할 계획을 만들 것”이라며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강원도와 남해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과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호텔,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등을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거점 소재 5성급 호텔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기존 관광·레저 투자 사업과 '시너지'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적극적으로 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참여할 길이 열린다. 금산분리 규제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지분을 2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최대 지분율을 확보할 경우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셈이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금융투자회사로서 FI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수익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PI의 일환으로 SI와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라며 “회사 경영 등 그 이상을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또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기자회견에서 “미래에셋대우와 지분을 8대 2 비율로 공동 인수할 계획”이라며 경영 부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또한 통매각 대상이다. 이르면 연내 본협상 등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