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소음 음파를 상쇄하는 반대음파 생성, 스피커 통해 전달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글로벌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과 기술 협력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11일 도로에서 발생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소음을 크게 줄여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RANC, Road-noise Active Noise Control)'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앞으로 나올 제네시스의 신차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RANC는 다양한 유형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노면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 이를 상쇄시키는 반대 위상의 음파를 발생시켜 실내 정숙성을 대폭 향상시켜준다.
기존 수동적인 소음 차단 방식은 차음재, 다이나믹 댐퍼 등을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이는 차 무게 증가로 연비에 불리했다. 또 웅웅 거리는 저주파 소음의 차단도 불완전했다.
때문에 도입된 '능동형 소음 저감기술(ANC, Active Noise Control)'은 마이크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품을 쓰면서 저주파 소음도 개선할 수 있어 일부 차량에는 도입됐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로 소음의 유형이 일정하고 소음이 언제 발생할 지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 한정돼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노면소음은 약 0.009초만에 실내로 전달되는 데다 불규칙적이어서 이를 측정하고 분석한 뒤 상쇄 음파를 즉시 발생시켜 소음을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RANC기술은 소음 분석부터 반대 위상 음파를 발생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고작 0.002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불규칙한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RANC 적용으로 약 3dB의 소음이 줄어든다. 이는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내 소음에너지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로, 누구라도 쉽게 소음 저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특히 엔진이 없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파워트레인 소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면소음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데, RANC가 적용되면 더욱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반응이 빠른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노면에서 차로 전달되는 진동을 계측하면 DSP(Digital Signal Processor)라는 제어 컴퓨터가 소음의 유형과 크기를 실시간 분석한다. 그리고 역위상 상쇄 음파를 생성해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또 RANC용 마이크는 노면소음이 제대로 상쇄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DSP가 소음 저감 효과를 높이도록 돕는다.
현대차그룹은 6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RANC를 양산 적용에 성공했다. 선행개발 단계에서 KAIST, 번영, ARE, 위아컴 등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진행됐다. 특히 양산 단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16년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했던 글로벌 차량 오디오 전문업체인 하만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 NVH리서치랩 이강덕 연구위원은 "RANC는 기존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 저감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킨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해당 분야에서 지속 우위를 확보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정숙성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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