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급물살…글로벌경제 ‘R의 공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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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급물살…글로벌경제 ‘R의 공포’ 사라진다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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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S&P500, 7일 사상 최고치 마감
브렉시트 이어 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
美 경기 침체 전망치 10% 수준까지 하락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중이 ‘1단계 합의’ 사안을 구체화하며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금융시장은 무역협상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환호했다. ‘무역분쟁’이라는 가장 큰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안정을 찾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2.24포인트(0.66%) 상승한 2만7674.8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또한 전날보다 8.40포인트(0.27%) 뛴 3085.18을 기록,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3.89포인트(0.28%) 오른 8434.52에 장을 끝냈다.

◆ 미‧중 “관세 철회 합의” 한 목소리

지수를 끌어올린 건 미‧중발(發) 무역협상 낙관론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과 상대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행정부 관리가 로이터통신에 “양국이 관세를 없애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또한 블룸버그에 “1단계 합의에 관세 철폐 사안이 포함됐다”고 했다. 다만 아직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직접 ‘1단계 합의’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라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0‧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하는 문서화 절차는 진행되지 않아 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못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서명이 다음달로 연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관세는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사안이다. 양국은 무역마찰이 본격화한 지난해 7월부터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보복관세로 맞서는 ‘치킨게임’을 벌여왔다. 실제 관세 철회가 가시화할 경우 1단계 합의뿐 아니라 양국 간 마찰이 마무리 국면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 미‧중 무역협상 기대 선반영

시장은 미‧중 간 ‘1단계 합의’를 일찍부터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에 최대 악재였던 무역분쟁이 봉합 수순을 밟으면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도 옅어지는 모습이다. 그간 꽁꽁 얼어붙었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이날 1.95%까지 상승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0.2%포인트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채권금리는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국채금리가 오른 건 안전자산인 국채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CNBC는 “미‧중이 무역분쟁에 부과한 추가 관세를 취소했다는 보도에 투자자들은 채권을 버리고 주식을 사들였다”며 “1단계 합의를 다음달까지 미룰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무역협상 가능성을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R의 공포’를 불러일으킨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해소됐다.

유로존 또한 미‧중 무역협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0.055%를 기록, 지난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이지만(-0.236%) 7월 중순 이후 최고치였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영란은행(BOE)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도 0.078%포인트 오른 0.791%에 마감했다.

◆ “내년 美 경기 침체 확률 하향 조정”

올 여름 시장을 혼란케 했던 브렉시트(Brexit) 관련 우려 또한 완화됐다. 브렉시트 기한이 미뤄지면서 ‘노 딜(No Deal)’ 가능성이 줄어든 덕분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된다면 경기 침체 전망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학계‧업계의 경제학자 57명을 대상으로 미국 경제가 향후 1년 이내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평균 30.2%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조사치(34.2%)보다 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앞서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24%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20%로, 영국 바클레이즈는 10% 미만으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일부 전망치가 50%에 달했던 것에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더블라인캐피탈 앤드루 수 매니저는 7일(현지시간) “향후 12개월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몇 달 전 75%에서 40%로 낮췄다”며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일부 개선됐고 미‧중 무역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더라도 긍정적인 조치들이 있어 잠재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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