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코스피 상승세…미‧중 무역협상後에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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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코스피 상승세…미‧중 무역협상後에도 이어질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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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낙관론’ 우세…위험자산 선호심리 자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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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코스피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 미‧중 간 ‘1단계 합의’ 지연 소식이 전해진 데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여전히 변수는 무역협상이다. 다만 국내 상장사의 내년 실적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4포인트(0.01%0 오른 2144.29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5.31포인트(0.25%) 내린 2138.84를 출발 등락을 거듭하다 장 막판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 ‘1단계 합의’ 지연 우려…차익 매물 소화

전일 미‧중 무역협상이 ‘삐걱’대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됐다. 로이터통신‧CNBC 등이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단계 합의’ 서명이 다음달로 연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시장은 양 정상이 이달 중 미국에서 만나 지난달 고위급 무역협상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중이 관세를 두고 대립하는 만큼 의견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양국은 지난해부터 상대국에 잇달아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분쟁을 본격화한 바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줄다리기’에서 관세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다음달 15일 예정된 대중(對中) 추가 관세(1560억달러 규모‧관세율 15%) 취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이전에 부과한 높은 관세(25%~35%) 철회까지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2‧3단계 협상을 위한 카드를 남겨두려고 하지만 중국은 담판을 요구하는 셈이다.

1단계 합의 서명 장소를 결정하는 데에도 미‧중 간 ‘기싸움’이 감지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 등 미국 내 지역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언급해왔으나 현재는 유럽 등 제3국이 회동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요인(미‧중 1단계 합의)이 약화되면서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일에 이어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美‧中 1단계 합의 서명할 것”…낙관론 우세

여전히 국내증시에 최대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다. 대외 불확실성에 짓눌려있던 국내증시는 지난달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1단계 합의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된 덕분이다.

실제 이달 1단계 합의 서명이 가시화하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 역시 1150원선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아직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선 낙관론이 우세하다. 양국 모두 경기 둔화 우려에 맞닥뜨리면서 이를 타개할 방책이 필요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재선을 앞두고 무역분쟁을 키우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국내증시 또한 이같은 전망을 반영한 듯 급락세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열린 매트 베빈 주지사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열린 매트 베빈 주지사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펀드스트랫의 톰 블록 미국 정치 연구원은 CNBC에 “1단계 합의는 성사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서명식을 열지 않을 수 있지만 합의 여부보다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스트레가스의 댄 클리프턴 수석 정책 연구원 또한 1단계 합의 무산 가능성을 15%로 제시했다. 특히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수입자동차에 고율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관세가 많아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이는 중국에 대해서도 하나의 ‘가이던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예측대로 미‧중 간 마찰이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고 1단계 합의 서명까지 이뤄진다면 국내증시 상승폭은 커질 수 있다. 당분간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반면 양국이 1단계 합의조차 도달하지 못할 경우 실망감이 퍼진다면 국내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내년 국내 상장사 실적 개선 전망

미‧중 무역협상 기대 속 국내 상장사 실적 개선 전망도 국내증시 상승세를 이끌 수 있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사 279곳(증권사 세 곳 이상 전망치 제시)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165조7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131조616억원)보다 26.5%나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간판’ 정보기술(IT)업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7조2711억원, 6조7587억원으로 올해보다 35.7%, 134.3% 불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반도체‧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지난달 초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액면분할(난해 5월4일)한 이후 최고가인 5만3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언은 “반도체 수출 물량이 4개월 연속 증가하고 반도체 경기를 선행하는 필라델피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수출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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