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도 이제 ‘주거래 앱’ 시대…오픈뱅킹 경쟁 속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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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도 이제 ‘주거래 앱’ 시대…오픈뱅킹 경쟁 속 승자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06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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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오픈뱅킹 도입 전 앱 기능 강화
"고객 수가 경쟁력"...경품·현금 이벤트
인터넷銀·핀테크 동참 전 고객 확보 열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금융사 간 ‘디지털 무한경쟁’ 시대가 막을 올렸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Opne Banking)’ 서비스가 시작된 영향이다.

고객의 스마트폰에서 살아남는 ‘단 하나의 앱’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들은 디지털‧마케팅 전략을 총 동원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기업·농협·경남·부산·제주·전북은행 등 10개 은행들이 지난달 30일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함께 개시했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계좌 조회‧이체 시스템과 고객데이터를 표준방식(API)으로 만들어 개방하는 것이다. 현재 잔액·거래내역·계좌실명·송금인 정보 조회와 입‧출금 이체 서비스가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은행 앱 하나만 있으면 다른 은행 계좌까지 조회‧이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핀테크기업으로 오픈뱅킹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면 핀테크기업 앱으로도 은행 계좌 거래가 가능하다. 향후 대출, 자산관리, 금융상품 비교 구매 등 오픈뱅킹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도 많아진다. 앞으로 ‘주거래은행’이 아닌 ‘주거래 앱’이 생기는 셈이다. 

◆ 오픈뱅킹 도입 전부터 앱 기능 강화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은행들은 고객 쟁탈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은행 앱이 오픈뱅킹 시대 ‘주거래 앱’으로 선택받아야 소비자를 지킬 수 있고 신규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기존 앱 기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도입되면 그간 편의성을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기업 앱과 경쟁해야 해서다. 앱만 보면 ‘주거래 앱’으로 선택받기 위한 경쟁력에서 은행쪽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모바일 앱 ‘쏠(SOL)’을 개편,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 전인 28일부터 통합자산관리서비스 ‘마이(MY) 자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 자산에서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현금영수증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이체 기능은 없었지만 사실상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또 고객의 금융자산을 분석해 적금‧채권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목돈마련’ 서비스를 비롯해 지출‧소비 컨설팅, 예상연금수령액, 부동산‧차량 시세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금융서비스 ‘라이프’에서는 자기계발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맞는 서비스를 추천한다.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는 소비자도 타행 계좌 등록만하면 조회‧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없이 아이디‧비밀번호, 생체인식기능 등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 시작에 맞춰 앱 개편과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신한은행이 먼저 나섰다”며 “가장 발 빠르게 움직여서 고객들이 더 많이 몰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중심으로 경영진들의 적극적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서 최대 5개 은행 계좌에서 한번에 국민은행 계좌로 돈을 이체할 수 있는 ‘잔액 모으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약 이체’를 설정하면 카드 결제일, 월급일 등 원하는 날짜에 돈을 가져올 수 있다. 다른 은행 계좌에서 바로 출금해 국민은행 예‧적금과 펀드(현재 KB스타(Star)정기예금‧내맘대로적금)에 가입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날에 자동으로 계좌에 돈을 이체하거나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충전되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환전·해외송금과 연계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더치페이, 모임 서비스, 간편결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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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명이라도 더”…현금‧경품 이벤트까지

은행들이 앱 개편에만 몰두하는 건 아니다. 당장 오픈뱅킹 가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품제공‧우대금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오픈뱅킹 전면 도입을 앞두고 경쟁이 조금이라도 덜 치열할 때 고객을 확보해야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신규 소비자 중 마이자산에 자산을 추가해 조건을 충족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500만원의 ‘오픈 캐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픈 캐시는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또한 오픈뱅킹 가입 고객에게 최대 1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오픈뱅킹 가입 소비자 중 추첨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 등을 준다. NH농협은행의 경우 특정 상품에 금리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더불어 은행들은 소비자와 대면하는 영업점 직원들의 오픈뱅킹 모객 성과까지 평가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소비자가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 시 추천 직원을 써넣도록 했다. 직원별 가입 소비자 수를 파악할 있는 셈이다. 핵심성과지표(KPI)에 오픈뱅킹 영업 실적을 반영하는 곳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앱 서비스 특성상 한 금융사에서 특별한 서비스를 내놓더라도 다른 업체에서 금세 따라할 수 있다”며 “한 번 특정 앱에 익숙해지면 고객들이 쉽게 이동하지 않으니 가장 먼저 많은 소비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18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된다. KDB산업·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8개 은행은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핀테크기업까지 오픈뱅킹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지난달 18일 기준 오픈뱅킹 참여를 신청한 핀테크기업은 13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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