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등 최근 위기 닥친 기업 줄줄이 분리작업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글로벌 기업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겸직금지 사례가 증가추세다.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자회사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하는 전문 회사 ISS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CEO와 의장을 분리한 기업의 비중이 지난 2005년 30% 수준에서 올해 53%로 늘었다고 미 CNBC 방송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사 경영에 책임을 지는 CEO와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의장이 동일인일 경우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데다 CEO 역할이 점점 복잡해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찰스 엘슨 미 델라웨어 대학 교수는 이와 관련 "이사회의 감시를 받는 사람이 의장을 맡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위기가 닥친 기업들이 줄줄이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보잉737 맥스의 추락 사고로 어려움에 빠진 보잉은 지난달 11일 데니스 뮐렌버그 CEO를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분식회계 혐의로 조사를 받는 스포츠 의류 업체 언더아머에서는 창립자이자 CEO인 케빈 플랭크가 내년 1월 CEO에서 물러나고 의장직만 계속 맡기로 했다.
통신 업체 AT&T는 지난달 현재 CEO 겸 이사회 의장인 랜들 스티븐슨이 내년 물러나면 두 자리를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혀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지지를 받았다.
CEO가 경영뿐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도 대응해야 하는 등 역할이 복잡해진 점도 의장직 분리 확산의 이유로 꼽힌다.
인력관리 업체인 콘 페리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CEO의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늘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AA),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여전히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대기업도 적지 않다.
매트 세마데니 미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기업 경영이 부진할 때라면 CEO와 의장직 분리가 도움이 되지만 별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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