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50원대 안착하나…향후 전망은
상태바
원‧달러 환율 1150원대 안착하나…향후 전망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1.05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가시화해야
외환보유액 9개월만 최대…투심에 긍정적
美 뉴욕증시 강세…달러 강세 이끌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50원선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로 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다. 다만 미국 뉴욕증시 강세로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7원 내린 11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60원선 전후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은 마감을 앞두고 하락 흐름을 보였다.

◆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눈앞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진 건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해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원화는 양국 간 협상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중은 연일 ‘1단계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무역협상 낙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앞서 미‧중은 지난달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를 이뤘다. 현재 합의 세부사항의 문서화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당초 양국 정상이 오는 16‧17일 칠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합의문 서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칠레가 자국 내 시위 사태로 회의를 취소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외환보유액이 올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단계 합의’서명 작업에 적극적인 자세를 드러내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무역협상 관련 “진전이 있다”며 “합의가 성사된다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 장소는 미국 내 어딘가로 쉽게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에도 “아이오와에서 (서명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이오와주는 미국 최대 규모의 농‧축산물 생산 지역이다.

중국 역시 무역협상에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여부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1단계 합의’가 가시화할 경우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요소”라며 “중국이 ‘1단계 합의’ 체결 장소로 미국을 검토 중이라는 점과 시 주석이 방미(訪美)를 생각 중이라는 보도는 무역협상 낙관론을 자극, 아시아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외환 보유액이 9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 원화 가치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63억2000만달러로 올 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유로‧엔화 등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데다 해외 국채 등 외환자산 운용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 뉴욕증시 장중‧종가 사상 최고치 경신

다만 미‧중 무역협상 기대로 뉴욕증시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강(强) 달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 오른 2만7462.1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2만7517.58까지 치솟았고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또한 각각 0.37%, 0.56% 올랐다. 이에 달러화는 강세로 반응했고 유로‧엔화 등 여타 안전통화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급상 결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 수준이 하단으로 확인될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아시아증시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며 “그러나 달러 약세가 되돌려진 만큼 1160원선의 지지선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