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빗 인수한 구글, 이번에는 하드웨어사업 실패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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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빗 인수한 구글, 이번에는 하드웨어사업 실패 만회할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1.05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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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핏빗 21억 달러에 인수
소문만 무성했던 '픽셀워치'를 완성시킬 단계
웨어OS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교두보
핏빗의 웨어러블 제품. 사진=연합뉴스
핏빗의 웨어러블 제품.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구글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업체 핏빗을 21억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 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급성장 중인 헬스케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 부분에서 신통찮은 성적을 기록했던 구글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헬스케어 시장에 핏빗을 등에 업고 참전하는 이유에 궁금증이 쏠린다.

구글은 자사의 인공지능, 검색 등 핵심적인 서비스를 최적의 환경에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글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지만 이를 탑재한 하드웨어 제품은 크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넥서스 시리즈, 픽셀 시리즈, 글래스, 크롬북 등 모두 기대와 예상에 어긋난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이 있다. 구글의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다. 

◆ 소문만 무성했던 픽셀워치, 핏빗으로 완성되나

구글은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는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나 웨어러블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9월 발표한 올 2분기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분야 1위는 샤오미(17.3%)다. 그 뒤를 애플 14.8%, 화웨이 14.1%, 핏빗 10.1%, 삼성전자 9.4% 순서로 집계됐다. 그러나 구글이 2014년 내놓은 구글핏에 대한 시장 반응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냉담하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구글이 새롭게 내놓겠다 발표했던 스마트워치인 픽셀워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올해도 감감무소식이다. 특히 지난 4월 구글이 파슬의 일부 지적재산권을 4천만 달러에 사들여 기대를 증폭시켰으나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현지시간) 구글이 핏빗을 인수했다는 소식은 다소 뜸하던 픽셀워치에 대한 관심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특히 핏빗은 구글이 가지지 못한 하드웨어상 다수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한다.

먼저 핏빗은 2800만 명인 활성 사용자들의 식사, 수면, 운동 등에 관한 자세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엑세스할 수 있는 강력한 개인 데이터로 한층 더 발전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워치의 핵심적 능력인 배터리도 우수하다. 한 번 충전시 애플워치는 대략 18시간, 삼성 갤럭시워치는 2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핏빗의 경우 AMOLED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면서도 최대 5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고전 중인 '웨어OS'의 시장 확장 교두보

구글이 핏빗을 인수하면서 노리는 것 중 하나는 현재 시장 점유율 고전이 계속 되고 있는 '웨어OS(전 안드로이드웨어)'의 확장이다. 

스마트워치 중 샤오미, 애플워치, 핏비트, 갤럭시워치는 모두 독자적인 OS를 사용하고 있다. 화웨이가 웨어OS를 사용하고 있으나 최근 미중 무역 분쟁으로 자사 OS로 갈아타는 모양새다. 올해 출시한 스마트워치 GT2는 '훙멍' 기반을, 지난 9월 공개한 스마트폰 메이트30 역시 'AOSP' 기반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이처럼 웨어OS는 점차 설 곳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핏빗에 웨어OS를 탑재하며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구글은 LG전자 같은 스마트폰 업체는 물론 포슬,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시계 업체들과도 협업 중이다. 샤오미도 처음으로 웨어OS를 적용한 미밴드를 발표할 예정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의 디바이스 및 서비스 수석부사장인 릭 오스텔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핏빗의 전문가 팀과 긴밀히 협력하고 최고의 AI,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통합함으로써 웨어러블 분야의 혁신을 촉진하고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최상의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추적 플랫폼을 결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핏빗은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박 CEO(최고경영자)가 2007년 공동창업한 웨어러블 기기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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