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 칼럼] 문재인 정권,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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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 칼럼] 문재인 정권,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 윤태곤 정치분석가(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승인 2019.11.01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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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력과 원심력의 조화, '힘의 전환' 이해해야
원팀의 강점, 그리고 약점...주류와 상이한 목소리 환영해야
윤태곤 더모아 정책분석실장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윤태곤 정치분석가] 다음 주(11월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게 된다. 국정 운영의 주요 초점도 정권 재창출에 맞춰질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모눈을 뜨고 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정권 재창출에 무관심한 것이 무책임한 일이다. 정권이 재창출된다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좋다는 뜻이고,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은 그 반대기 때문이다.

비문(非文) 없는 명실상부한 원팀(One Team)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현 여권의 주요한 특징은 ‘비주류의 부재’라는 점이다. 현재 당청은 명실상부한 ‘원팀’이다. 여당 의원들 중 일부는 ‘친문’으로 분류되지만 ‘비문’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과거의 비문’은 있지만 현재는 ‘친문’, ‘덜친문’ 정도다. 

열린우리당 이래 새정치민주연합 시절까지 십 수 년 간 민주당 계열 정당의 고질적 병폐는 계파 갈등이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극심한 갈등 끝에 안철수계가 탈당하고 김한길 등 비주류 리더급이 동반 탈당했다. 박지원 등 호남계도 뒤를 따랐다.

분열의  결과물이었지만 이로 인해 뿌리 깊은 계파갈등이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비주류의 리더가 될 만했던 안희정이 사라졌다. 대통령과 다른 결을 지닌 차기 주자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지난 2년 반 동안 여권에선 ‘당청 갈등’이라는 문구 자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은 강력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강점의 뒷면은 약점이다.

비주류의 부재는 역동성, 복원력, 변화 동력의 저하와 연결된다. 흔히들 여권 내 비주류의 성장은 청와대의 장악력 저하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이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대통령의 잔여 임기가 줄어들수록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높을 때 국정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그나마 유지되는 법이다.

그 성패는 대통령 중심의 구심력과 비주류 혹은 차기 주자 중심의 원심력을 어떻게 조화시키는 가에 달렸다.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지금까지 당정청은 원팀이었다는 평가다. 임기 반환점을 넘기면 비주류의 이견들, 원심력의 생성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해야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지금까지 당정청은 원팀이었다는 평가다. 임기 반환점을 넘기면 비주류의 이견들, 원심력의 생성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해야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과거 정권재창출 사례. 비주류를 인정할때 성공

최근 네 명의 대통령 가운데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사람은 두 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정권 핵심인 권노갑을 타겟으로 하는 ‘천신정’의 정풍운동 에너지를 수용하면서 국민경선의 장을 열었고 비주류인 노무현을 통해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김태호, 정운찬 등 부담이 덜한 차기 주자를 띄우려는 기획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을 인정하고 ‘여당내 야당’으로 불렸던 박근혜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당명 교체 등 차별화를 진행하는 것을 수용했다. 두 경우 모두 중심이 자연스럽게 구심력에서 원심력으로 전화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심력과 구심력이 맹렬히 충돌한 경우다. 열린우리당 창당 때 만해도 비주류라 불릴만한 사람조차 없었는데 금방 상황이 달라졌다. 갈등은 커졌지만 조정, 수렴되지 못했고 역대 최대 표차로 대선에서 패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강력한 구심력을 지니고 원심력을 억압했다. 그래서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 자신이 밀었던 국회의장, 당대표, 원내대표 후보들이 정의화, 김무성, 유승민에게 모두 패했을 때 당내에서 발현된 원심력을 수용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문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발생한 ‘조국 국면’은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볼 수 있다. ‘Post 조국’ 국면에서 주류와 상이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원심력을 인정하고, 구심력과 조화시킬 때 국정운영도, 정권재창출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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