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통화정책 결정 눈 앞…금리 인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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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통화정책 결정 눈 앞…금리 인하 가능성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0.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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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새벽에 결과 나올 듯...시장은 이미 '인하' 기정사실화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리고 있다. 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확신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이다. 일각에선 연준이 통화정책 여력을 유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지난 29일부터 양일간의 FOMC 정례회의에 돌입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는 31일 새벽 3시 경 이번 FOMC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대외 불확실성 속 ‘보험성 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7.3%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즉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는 뜻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FOMC에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1.75%~2.00%다. 연준이 이달까지 세 번 연속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는 1.50%~1.75%로 낮아진다.

제롬 파월 의장은 앞선 두 차례의 금리 인하 당시 ‘보험성 인하(insurance cut)’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금리 조정 역시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적 성격이 짙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들어서는 생산‧고용‧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 추가 인하 할까…향후 금리인하 경로 주목

시장은 이달 FOMC에서의 금리 인하 여부보다 연준의 경제 판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주목 받는 건 연준 FOMC 직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먼저 파월 의장이 경기에 대해 완만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힐 경우다. 이는 이달 금리 인하 결정에도 보험적 성격을 부여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과거 경기 침체 시기가 아닐 때 경기 방어 차원의 보험성 금리 인하는 평균적으로 세 차례에서 마무리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특히 미‧중이 지난 10일 장관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도달하는 등 무역분쟁 우려가 일부 해소된 점도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줄이는 요소로 해석된다. 양국 합의가 가시화하면서 오는 12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20%대로 낮아졌다. 이처럼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 색채를 드러낼 경우 추가 완화책을 기다리던 시장에 실망감이 퍼질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연준은 지난 16일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미약한(slight-to-moderate) 성장”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 6‧7‧9월 공개된 베이지북에서 “완만한(modest) 성장”이라고 평가한 데에서 한 단계 낮춘 셈이다. 이같은 전망이 유지된다면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 수 있다.

◆ 성명서 ‘적절한 대응’ 표현 사라질 수도

또 파월 의장뿐 아니라 연준 위원들의 입장 변화도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현재 투표권을 가진 열명의 위원 가운데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매파’로 분류된다. 두 위원은 지난 7‧9월 금리 인하 때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관건은 금리 동결 혹은 인상을 주장하는 반대표가 늘어날지 여부다. 시장에서는 ‘중립파’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도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만약 세 명 이상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을 경우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는 급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성명서에 추가 금리 인하 중단을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지난 5월까지 FOMC 성명서에 ‘인내심(patient)’이라는 표현을 쓰다 6월 이 단어를 ‘적절한 대응(act as appropriate)’으로 수정한 바 있다. 이후 7월과 9월 금리를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적절한 대응’을 삭제하고 이번 금리 인하로 중간 조정(midcycle adjustment)을 마무리한다는 문구를 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소수 의견도 나온다. 오는 12월 FOMC가 남아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에게 금리 인하 효과와 경기 흐름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연준이 경기 둔화를 앞두고 통화정책 여력을 소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영국 회계법인 그랜드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달이 아닌 12월 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에서 관세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연준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금리를 훨씬 더 낮춰야 한다”며 “연준에게는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와 같이 전략적으로 더 좋은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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