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올해 해외사업권 7개 획득…글로벌에 집중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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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올해 해외사업권 7개 획득…글로벌에 집중하는 까닭은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0.2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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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안정한 면세점 행정규제와 특허수수료에 부담
예측 불가능한 고객 변화에 마케팅 비용 증가
호텔롯데 상장 위한 수익 극대화 전략의 일환
롯데면세점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오픈 행사. (왼쪽 다섯 번째부터) 응우엔 링 즈엉(Nguyen Dinh Duong) 베트남 국영 공항공사 부사장,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응우엔 쯍 칸(Nguyen Trung Khanh) 베트남 관광청장,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오픈 행사. (왼쪽 다섯 번째부터) 응우엔 링 즈엉(Nguyen Dinh Duong) 베트남 국영 공항공사 부사장,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응우엔 쯍 칸(Nguyen Trung Khanh) 베트남 관광청장,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포함해 올해 해외 신규 사업권 7개를 획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면세점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서 나서는 배경에 대해 ▲불안정한 국내 면세 행정 ▲과도한 특허수수료 ▲고객 변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월드타워점 특허 취소 우려 등으로 분석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신규 취득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포함해 총 14개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한다.

롯데면세점은 전날 싱가포르 창이공항 입찰 성공, 향후 6년간 약 8000㎡(2500평)의 사업장에서 주류, 담배 품목을 취급한다. 이는 현재 운영 중인 해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개점일은 내년 6월이다.

창이공항은 이용객은 2017년 기준 약 6157만명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은 6년간 약 4조원의 매출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올 1월 호주 4개 뉴질랜드 1개 지점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7월 베트남 하노이 공항점도 오픈한 바 있다.

불안정한 국내 면세점 행정과 특허수수료에 부담

롯데가 해외 사업장을 늘리는 까닭은 불안정한 국내 면세점 행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는 지난해 면세사업자에 대해 대기업은 1회(5년), 중소·중견기업은 2회(10년)의 특허 갱신을 허용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업계의 오랜 숙원을 풀어줬다. 당초 관세법은 대기업 기준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5년마다 입찰을 봐야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맹점이 있다. 공항·항만 면세점의 경우 임대차계약 시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다시 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면세점 특허수수료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사업자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면세점 특허수수료 납부액을 보면 2015년 39억원, 2016년 46억원, 2017년 609억원, 지난해 1031억원으로 치솟으며 467% 급상승했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국내 면세산업 규모(매출)는 연평균 23% 상승하는데 그쳤다.

면세점 특허수수료가 급증한 이유는 2013년 매장 ‘면적’에서 ‘매출’로 바뀐 후 2017년 매출 구간별 누진율이 도입되면서다. 사업자는 최대 매출의 1%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되는 상황이다. 법인세까지 부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국내 면세점 시장 고객 재편도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당초 국내 면세점 주요 고객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었다. 그러나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보따리상(소형구매대행)으로 넘어 갔고, 최근에는 대형구매대행으로 변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지난 3년 사이 B2C에서 B2B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선불카드 등 할인혜택)’ 지출로 왜곡된 수익구조가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즉 국내 사업장 특허수수료 부담은 날로 커지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까지 불어나니 수익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 호텔롯데 상장 위해 필수?

롯데면세점의 해외 진출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기준 호텔롯데 매출 중 롯데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실제 총매출 6조4475억원 중 면세 사업부는 82.3%(5조3076억원)를 기록했다. 게다가 월드타워점은 연매출 1조원을 이상을 올리는 국내 4대 시내 면세점 중 하나다.

그런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6년 3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단을 받았다. 관세법상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면세점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하도록 한다.

김영문 관세청장 역시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 회장 유죄 확정과 관련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소 여부가 해당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호텔롯데가 매출 6분의 1을 잃게 된다면 상장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할 수 있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다”며 “무엇보다 특허를 받아야만 한다는 특성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 쉽지 않아 해외로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업장이 올 들어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면세 사업자인 JR듀티프리를 인수한 것도 있지만, 오래 전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쌓은 노력이 올해 결실을 맺으면서 가속화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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