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삼성 vs LG TV전쟁 ①-1...TV기술의 발전과 용어 정의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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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변호사의 IT와 법] 삼성 vs LG TV전쟁 ①-1...TV기술의 발전과 용어 정의의 중요성
  • 김정민 변호사
  • 승인 2019.10.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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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기술, CRT ⇒ PDP ⇒ LCD ⇒ OLED 순서로 진행
TV 족보에 빠진 LED TV, LCD TV의 백라이트 유닛이란 뜻
LED TV의 잘못된 정의. QLED등 향후 TV기술 정의에 혼란 끼쳐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LG전자는 지난달 7일 독일 베를린 `IFA 2019`에서 삼성전자 8K QLED TV의 화질 문제를 지적한 이후 같은달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삼성 TV를 공격했다. 이를 보다 못한 삼성전자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의 비판에 응수하며 LG 8K OLED TV를 간접적으로 반격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회`라는 평가와 `한국 업체끼리 다투어 이미지 타격을 주면 중국업체만 이익`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먼저 각자의 주장을 간단히 살펴보면, 선공을 한 LG는 8K 해상도 규격기준은 ‘화소수’와 ‘화질선명도’인데, 삼성의 QLED 8K TV는 화소수 기준은 충족하나 화질선명도(CM) 기준(5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CM(Contrast Modulation, 명암변조비)이란 픽셀 갯수만큼 밝기와 색깔이 제대로 표현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인데, 제대로 표현되는 픽셀의 퍼센트가 높아야 화질이 좋다.

LG 관계자는 "LG의 OLED 8K TV의 CM은 90%인데, 삼성전자 제품은 12%에 그친다"며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기준에 따르면 CM이 50% 미만인 경우 화소수가 8K에 해당하더라도 해상도는 8K라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해 전시하며, QLED TV가 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 TV가 아니라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LCD TV라고 주장했다.

TV해상도를 설명하는 그림. 출처= 삼성전자
TV해상도를 설명하는 그림. 출처= 삼성전자

8K란 가로 픽셀 수가 약 8000개인 해상도(실제 해상도는 7680×4320)를 뜻한다.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빛의 3원색인 적(Red), 녹(Green), 청(Blue)을 표현할 수 있는 작은 점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같은 화면 크기에 픽셀수가 많아지면 해상도, 선명도가 올라간다.(현재 상용화 되어 있는 4K의 가로 픽셀 수는 약 4000개, 해상도는 3840×2160이다)

후공을 한 삼성은 우선 “8K TV 시장은 지금 성장해야 된다”며, 양사가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상생하며 성장하자고 강조했고, LG OLED 8K TV는 8K 동영상을 재생할 수도 없으며, 8K 고해상도 이미지 파일의 경우도 삼성의 QLED 8K TV에서 글자가 더욱 선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CM은 과거 흑백 TV 시절에 쓰던 지표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8K 화질 기준은 화소수, 화질선명도, 밝기, 컬러볼륨, 영상처리기술 등으로 종합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달 가까이 삼성과 LG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여러 가지 주장, 논쟁이 있었다. 필자는 법과 제도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1) TV 기술(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 과정과 용어정의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2) 각 발전단계에서 삼성과 LG가 어떤 화두로 전쟁을 이어 왔는지 살펴본 다음, (3) 이런 전쟁 속에서 법과 제도가 그리고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어야 하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사안이 해결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필자의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1) TV 기술(패널 기술과 해상도)의 발전과 용어정의의 중요성

소비자는 TV를 선택할 때 ‘화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개인차가 크다). 화질은 해상도(화소수), 주사율, 색표현력, HDR(High Dynamic Range) 등과 관련이 있는데, 이중 해상도와 패널종류에 가장 관련이 크다. TV 기술은 결국 패널기술과 해상도기술을 말한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진화. 출처=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의 진화. 출처= LG전자

TV기술의 발전은 CRT ⇒ PDP ⇒ LCD ⇒ OLED 순서로 진행되어 왔다. 이것이 TV 또는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의 족보이다. ‘LED’가 이 족보에서 빠져있는 것이 이상할 수 있는데, 이는 차차 설명하겠다.

흔히 ‘브라운관’ TV로 불리던 것이 CRT TV이다. CRT(Cathode Ray Tube)는 음극선관을 말하는데, 형광물질이 칠해진 브라운관 표면에 전자빔을 쏘아 자극된 형광물질이 빛을 내는 방식이다.

PDP(Plasma Display Panel)는 최초의 평면, 벽걸이 TV라고 할 수 있는데, 기체보다 더 고에너지 단계인 플라즈마 상태의 물질을 이용해 여기에 외부자극을 주고 반응을 일으켜 빛을 발산하게 한 후, 이 빛을 형광층을 통과시켜 TV화면을 만들어 낸다.

LCD(Liquid Crystal Display)는 액정표시장치로 불리는 것으로 CRT와는 달리 자기발광성이 없어 후광(Back Light)이 필요하다. 액정은 적색, 녹색, 청색의 투명막(점)으로 되어있고 여기에 전압을 가하면 투과도를 변화시켜 빛을 통과하거나 차단해 화면의 색을 만들어 낸다.

LCD의 구조를 크게 2겹으로 나누면, 전면에서 색을 표현하는 ‘액정패널’, 뒤에서 흰색 빛을 발광하는 ‘백라이트’로 나눌 수 있다.

15년 넘게 LCD가 디스플레이 기술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액정패널 기술, 백라이트 기술의 발전이 고도화됐다.

TV의 족보에서 빠진 LED TV란 LCD TV의 백라이트 유닛으로 LED(Light-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하는 TV를 말한다. 즉 LCD TV의 일종인데 필자는 이 정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는 픽셀이 직접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으며, 빛의 표현 범위가 LCD보다 더 넓고 명암비가 뛰어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구겨지고(Foldable), 감기고(Rollable)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그렇다면 LED가 왜 족보에서 빠진 것일까?

①-2에서 계속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주)케이엘넷 준법지원팀 팀장으로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대외협력기획 부위원장,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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