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앙카라서 폭탄테러 9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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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앙카라서 폭탄테러 95명 사망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10.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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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자폭테러 IS·PKK·DHKP-C 중 하나"
▲ 10일 터키 앙카라 자폭테러 현장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 중심지에서 발생한 2건의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95명으로 늘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테러 사망자가 95명이 됐고 245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48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발생한 2번의 자살 폭탄 테러는 터키 노동조합연맹 등 반정부 성향 단체와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 지지자를 비롯한 친쿠르드계 단체가 집회를 열기 위해 집결한 앙카라 기차역 광장 앞에서 발생했다. 이들 단체는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공격하는 것을 비판하고 PKK와 유혈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폭탄테러 배후는 누구?

희생된 시위 참가자는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 지지자들과 진보 성향의 노동조합연맹, 시민단체 등으로 이들과 대립하는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시위대는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유혈충돌을 멈추라고 정부에 촉구했다는 점에서 PKK와 정부 간 평화를 원치 않는 조직이 저질렀을 수도 있다.

자살폭탄 방식으로 공격한 점 등으로 미뤄 테러 주체는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나 PKK, 극좌 성향인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등 터키 내 3대 테러조직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긴급 안보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는 자폭테러범 2명이 감행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IS와 PKK, DHKP-C 등 테러조직이 용의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HDP 공동대표는 "이 테러는 터키의 통합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며 정의개발당(AKP) 정부를 비판했다. 데미르타시 공동대표는 이날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력한 정보망을 가진 국가가 이번 공격의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이런 독재정부는 역사에 기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부의 쿠르드족 최대 도시인 디야르바크르에서는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6월 5일 수만 명이 모인 HDP의 유세 현장에서 폭탄 2개가 터졌으며 4명이 숨진 바 있다. 남부의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와 접경한 수루츠에선 지난 7월 20일 IS 조직원으로 알려진 터키 남성이 HDP와 가까운 단체를 겨냥한 자폭테러를 저질러 33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테러 현장에 남은 일부 시위대는 "살인자 에르도안"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 활동가는 조기총선을 앞두고 민족주의를 부추기려는 시도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터키 총선에선 HDP가 사상 처음으로 득표율 10%를 넘겨 원내 진출에 성공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AKP가 13년 만에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11월 1일 조기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11년간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승리하고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AKP가 정부 구성에 실패해 아직 개헌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반정부 성향의 언론들은 AKP 정부가 PKK의 유혈충돌을 유발해 PKK에 반대하는 쿠르드족 유권자와 민족주의 세력의 표를 얻으려 한다고 비난해왔다.

일각에서는 PKK 가운데 HDP와 달리 분리독립을 위해 무장항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일부 강경파가 이날 테러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터키 정계 소식통은 "이번 총선이 매우 중요한 선거여서 음모론이 계속 제기되지만 정부가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PKK 내부의 노선 충돌 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폭테러는 수루츠에서 IS 조직원으로 알려진 터키인이 저지른 방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IS 연루 가능성도 있다. IS는 시리아에서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와 격렬하게 충돌하는 관계다. YPG에는 PKK 조직원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두 조직은 가까운 사이다. IS는 자폭테러를 저지르면 선전매체를 통해 조직원의 신상을 공개했던 전례와 달리 수루츠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터키 당국의 수사 결과 이번 테러범이 IS 조직원으로 드러나도 IS가 먼저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소너 카가프타이 연구원은 "PKK가 터키와 계속해서 싸우기를 희망하는 세력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터키와 PKK 간의 대립이 심화하면 IS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라도 배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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