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원·달러 환율 3개월 만에 1172원으로...하락세 계속될까
상태바
[이번주 환율] 원·달러 환율 3개월 만에 1172원으로...하락세 계속될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0.21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유럽발(發) 호재에 힘입어 하락 곡선을 그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었던 브렉시트(Brexit)가 노 딜(No Deal) 우려를 떨쳐낸 영향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달러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5원 내린 1172.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7월 5일(1170.4원) 이후 약 3개월 보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EU‧英 브렉시트 합의안 도출…불확실성 여전

외환시장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내 힘겨루기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EU와 영국은 17일(현지시간) EU 정상회의 직전 합의안 초안에 도출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불안감이 완화됐고 파운드‧유로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 원‧달러 환율 역시 내렸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계속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약(弱) 달러로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려면 금융시장의 기대대로 브렉시트가 원만히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실제 브렉시트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효력을 가지려면 EU 각국의 승인과 유럽의회, 영국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야 한다. 그러나 영국 하원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합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이른바 ‘레트윈 수정안’을 먼저 가결했다. 무소속 올리버 레트윈 경이 발의한 이 안의 핵심은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합의안의 승인을 보류하는 것이다.

이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제정된 ‘EU 탈퇴법’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기한을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면서 별도 서한을 통해 그간 자신의 주장대로 “오는 31일 예정대로 영국이 EU를 떠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합의안 표결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되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경계심리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파운드‧유로화 가치 상승세와 이에 따른 달러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브렉시트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세를 유지했던 파운드‧유로화에 제동이 걸렸다”며 “이는 달러화의 강세 전환을 이끌면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美 경제지표 부진 지속될 경우 달러화 약세 자극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약세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9.3%로 반영하고 있다. 한달 전 44.9%, 일주일 전 72.7%에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잇달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3% 줄었다. 7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튿날 공개된 9월 산업생산 또한 전월보다 0.4% 줄어들며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의 눈높이를 밑돌았다. 

오는 24일 발표되는 시장조사업체 마킷(Markit)의 10월 미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도 경기 둔화가 감지된다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욱 자극할 전망이다. 이는 달러화의 강세 압력을 제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다.

아울러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21일 발표된 이달 1~20일 수출 역시 268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5% 줄었다. 월간 수출 규모 또한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경기 지표는 뚜렷한 개선 신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사안에 따라 연동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