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300년 역사 ‘카페 그레코’ 문닫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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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300년 역사 ‘카페 그레코’ 문닫을 위기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9.10.20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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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임대료 종전보다 무려 7배 올려
음악가, 극작가, 작가 등 즐겨찾는 장소
문화단체 등 폐업 막기위해 지원활동 나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잘 알려진 300년 역사의 '카페 그레코'가 임대료 문제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사진= ANSA
임대료 과다 인상 문제로 문닫을 위기에 놓인 '카페 그레코' 내부를 여성이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 ANSA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이탈리아 로마에서 가장 오랜 카페로 알려진 카페 그레코(Caffe Greco)가 문닫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 1760년 문을 연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정치격변, 경제침체 등을 겪으면서 260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지만 임대인과 뜻하지 않은 분쟁에 휘말려 폐점 위기를 맞았다고 이탈리아 ANSA통신이 보도했다.

분쟁은 지난 2017년 9월 당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임대인 이스라엘계 민간 병원이 월 임대료를 기존 1만 8000 유로(약 2300만원)에서 12만 유로(약 1억5800만원)로 무려 7배 가까이 올렸다.

카페 그레코는 상식에 어긋나는 폭탄 인상이라며 이스라엘계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는 패소였다. 법원은 카페 그레코에 오는 22일까지 가게를 비우라고 명령했다.

지난 2000년 카페 그레코를 인수후 19년째 경영해온 카를로 펠레그리니는 "법원 판결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임대료 인상액이 터무니없다. 카페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임대료를 낼 준비를 했지만 인상액이 너무 지나치다"고 털어놨다.

문화유산 보호단체인 '이탈리아 노스트라'를 비롯 다른 협회나 문화 조직은 최근 카페 그레코 레드홀에서 16시간 짜리 문화 마라톤을 만들어 지원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953년 7월 카페 그레코를 '로마 특별 중요 유산'으로 지정해 보존·관리해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953년 7월 카페 그레코를 '로마 특별 중요 유산'으로 지정해 보존·관리해왔다.

역사적인 카페 그레코는 음악가, 극작가, 작가, 지식인이 즐겨 찾는 만남의 장소였다. 그동안 괴테, 스탕달, 찰스 디킨스, 안데르센 등 세계적인 문인과 음악가, 극작가, 지식인이 즐겨 찾던 곳이다.

카페 자체가 관광 명소가 돼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와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 등을 마시는 관광객이 셀 수 없을 정도다.

펠레그리니와 이탈리아 노스트라는 법원이 퇴거를 명령한 22일 전까지 정부가  개입해 해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탈리아 문화부 측은 "카페 그레코는 현재의 역사적인 장소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다른 업종으로의 변경은 불가능하다"면서 "카페 그레코와  관련한 기존의 제한 규정을 보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953년 7월 카페 그레코를 '로마 특별 중요 유산'으로 지정해 보존·관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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