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뭐하지?] 땅끝에서 차(茶)의 향이…대한민국 최남단 '해남'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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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뭐하지?] 땅끝에서 차(茶)의 향이…대한민국 최남단 '해남'으로 가자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10.18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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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과 다(茶)의 세계가 하나로, 다도인들의 잔치 '초의문화제'
조선 후기 명필들이 쓴 현판을 볼 수 있는 천년고찰 대흥사
새로운 시작을 위해 땅끝으로 가다...땅끝마을에서 일몰과 일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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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해남.사진=한국관광공사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imagefont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 두어 집이 imagefont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imagefont 기픈 소희 온갇 고기 imagefontimagefont다.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숲인가?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한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맑고도 깊은 소에서 온갖 고기가 뛰논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중)

 

송강 정철, 노계 박인로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꼽히는 윤선도. 병자호란 때 인조를 호종(임금이 탄 수레를 호위하여 따르던 일)하지 않았다 하여 영덕으로 귀양갔다 풀려난 후 다시 보길도로 피신했다. 그 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 보길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해남군 땅끝에서 12km 떨어져 있는 섬이다.

한반도 서남쪽 모서리에 자리잡은 고장 해남. 동북쪽으로 강진, 영암에 면해있으나 나머지 3면은 바다인 해남반도로 불린다. 옛날부터 영산강 유역의 문물이 전해지는 길목이면서 크게는 중국과 한반도, 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의 문화 이동로로 여겨지던 곳이다.

또한 해남은 태백산맥 서쪽 지맥의 마지막에 위치해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해양성 기후로 온화하여 농업과 어업에 적합한 천혜의 땅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이 만나는 곳으로 맑고 청정한 바다를 이용한 각종 수산양식업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해남의 땅끝마을은 북위 34도 17분 38초의 한반도 최남단으로 1986년 높이 10m의 토말탑이 건립되고 국민관광지로 유명해졌다. 땅끝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으로 연말연초가 되면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기 위해 여행객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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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초의문화제' 행사 모습. 사진=해남군청


◆선(禪)과 다(茶)의 세계가 하나로...'해남 초의문화제(草衣文化祭)' 
우리나라 다도인들의 큰 잔치 ‘초의문화제'가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해남군청 앞 군민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국내 차 관련 최대 행사로, 전국 차인들이 한반도 최남단 땅끝에 모여 행사를 펼친다.

올해로 28회째를 맞이하는 초의문화제는 조선 후기 선(禪)과 다(茶)의 세계가 하나라는 '다선일여(茶禪一如)' 사상을 주창, 쇠퇴하던 우리 차의 부흥을 이끌었던 초의선사(草衣禪師)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92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해남군청 앞 광장에서는 ‘차와 음악이 어우러진 가을밤 찻자리’ 행사를 통해 시 낭송과 함께 관내 6개 단체 차인들이 찻자리를 마련해 직접 만든 차의 진수를 맛보게 하고 해남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호남문화에 대한 인문학강의도 펼칠 예정이다.

해남군청
고사리 손으로 배우는 다도의 예.사진=해남군청

19일 치러지는 본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관내 사회단체와 전국 다인들이 참여해 화합의 차담을 나누며 은은한 국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해남다도대 학생들이 직접 끊인 차를 초의스님 영정에 바친다.

부대행사로 차 관련 상품 전시·판매, 떡차만들기 체험과 도자기 물레체험, 다식체험, 해남 국전작가들의 부채·다포(茶布, 차를 마실 때에 찻잔이나 차관 따위의 여러 기물을 올려놓는 천) 그리기 등이 다양하게 마련된다.

초의문화제 관계자는 “초의문화제를 통해 우리차를 보급하고 초의스님의 '다선일미' 사상을 전파해 밝고 따뜻한 이웃의 정이 넘치는 사회가 되는데 큰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군청길 4 해남군청.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은 고천암호
갈대밭 주변을 드라이브 할 수 있는 고천암호 갈대밭.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드라이브하며 즐긴다...'고천암호 갈대밭'

해남 서쪽 해남읍과 황산면 일대에 자리한 고천암호는 1988년 고천암방조제가 축조되면서 생긴 것으로  주변에 국내에서 가장 광활한 갈대밭이 있다. 다른 갈대밭과 달리 드라이브를 하며 갈대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며 가을 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갈대의 군무는 환상적이다. 

광활한 갈대밭에 전봇대가 거의 없어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자동차 외에도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 무대로도 인기다. 드라마 '추노', 영화 '서편제', '살인의 추억' 등도 이 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또한 고천암호는 철새의 낙원이다. 바다와 갯벌이 간척 사업으로 드넓은 농토가 되면서 겨울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호수 주변의 무성한 갈대밭은 철새들의 보금자리와 은신처가 됐고, 추수가 끝난 농경지는 그들의 먹거리를 제공한다. 고천암호에는 가창오리를 비롯, 10여 종 20만여 마리의 철새가 겨울을 난다고 알려졌다.

철새 탐조에 좋은 시기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특히 해 질 무렵 가창오리의 군무는 '고천후조(庫千候鳥)'로 불리며 '해남8경'에 속한다고.

전남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천년고찰 대흥사.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천년고찰 대흥사.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천년고찰 대흥사와 두륜산 장춘숲길

두륜산 자락에 깃든 대흥사는 오랜 역사와 그윽한 정취를 자랑하는 남도의 대표 사찰. 신라 진흥왕 때 창건한 사찰로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이던 서산대사가 입적한 뒤 봉안된 곳이며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도 이 곳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대흥사는 조선 후기 명필의 글씨가 쓰여진 현판들로도 유명하여 '서예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대웅보전 현판은 18세기 명필 원교 이광사가 썼으며 무량수각, 일로향실, 동국선원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썼다.

매표소부터 일주문까지 4km에 이르는 장춘숲길은 삼나무와 편백으로 빽빽한 숲길이다. 아홉 구비 숲길이라 '구곡', 봄에 특히 좋아서 '장춘', 곧 '구곡장춘(九曲長春)'이라 불렸다. 

 

두륜산 장춘숲길.사진=남도여행 길잡이 블로그
두륜산 장춘숲길.사진=남도여행 길잡이 블로그

두륜산 장춘숲길은 대흥사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왼쪽길은 아스팔트길이고 오른쪽길은 산책길이다. 흙길과 나무데크가 번갈아 조성돼 있으며 삼나무, 너도밤나무, 동백나무 등이 늘어선 숲길 옆으로 시원한 계곡물이 흐른다. 

대흥사 입구에 보이는 한옥은 '유선관'으로 숙박이 가능한 곳. 한때 남도의 예인들이 모여들던 명소로, 영화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을 이 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대흥사 홈페이지(www.daeheungsa.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땅끝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땅끝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해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땅끝에서 시작을 꿈꾸다...해남 땅끝전망대

대한민국 땅끝. 북위 34도 17분 38초.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노령산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갈두산 사자봉 (해발156.2m)이 위치한 곳 땅끝마을이다. 

1986년 세워진 횃불 모양 땅끝전망대에 올라서면 푸른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오목하게 자리한 땅끝마을 앞쪽으로 유람선이 정박하고, 넓은 전복 양식장은 마치 바다에 펼쳐놓은 바둑판처럼  보인다. 맑은 날이면 흑일도, 백일도, 노화도, 보길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땅끝전망대는 한 해의 마지막 해넘이를 땅끝탑에서 바라보기 위해 특히 연말에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곳. 

전망대 아래 토말비까지 벼랑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도 조성돼 있으며 북평면~송지면 구간의 국도 77호선 구간은 일명 '땅끝 가는 길'로서 남해안의 수려한 해안 경관을 보면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해안관광도로다.

2002년 갈두산 정상에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노약자들도 힘들이지 않고 남해의 해안절경과 쪽빛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산 45.

해남 땅끝마을 일몰 전경. 사진=해남군청
해남 땅끝마을 일몰 전경. 사진=해남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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