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코드] '툰베리'가 일으킨 기후변화 경각심…'환경보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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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코드] '툰베리'가 일으킨 기후변화 경각심…'환경보호' 영화들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10.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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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우리에게 필요한 건 희망 아닌 행동"
CW-7 살포로 얼어붙은 지구를 17년째 달리는 '설국열차'
홀로 남아 지구를 청소하는 로봇 '월ㆍE' 의 이야기
자본과 환경보호의 갈림길에 선 농민들 이야기 '프라미스드 랜드'

 

연합
툰베리가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200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소녀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여덟살 때부터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절망감에 빠졌다. 어른들 그 누구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 충격이 컸던 툰베리는 열한살 때 우울증을 겪으며 아스퍼거 증후군 등의 진단을 받았다. 

열다섯살이 되던 2018년 여름, 스웨덴에 262년 만의 이상고온이 찾아온 것을 계기로 적극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툰베리는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SNS를 통해 전 세계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어냈고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에 동참했다.

툰베리는 올해 9월 12일 뉴욕에서 열린 '2019 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뉴욕을 가기 위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항공기나 크루즈를 거부하고, 대신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친환경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행동력을 보이기도 했다. 

툰베리는 "저는 여기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바다 건너에 있는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해요"라면서 세계 정상들에게 "희망이 아닌 행동에 나서 달라"고 요구하며 기후 변화 대처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서슴없이 드러냈다.

그간 많은 영화감독들이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고 영화를 만들어 왔다. 툰베리 의 호소를 상기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는 영화 네 편을 추천한다.

사진=
기후변화의 문제와 이에 따른 계급의 갈등을 다룬 '설국열차'. 사진=IMDb

프랑스 그래픽 노블 'Le transperceneige' 를 영화화한 '설국열차'

환경단체와 개발도상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의 해결책으로 대두된 물질 CW-7. 급기야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79개국 정부는 대기권 상층에 CW-7을 살포한다. 과학계는 인공 냉각 물질인 CW-7의 살포에 성공하면 지구 온난화가 해결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지구는 얼어붙어 버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열차는 끝없이 레일 위를 달린다. 1년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열차는 17년째 달리고 있다. 꼬리칸에 기거하는 하층민들이 배급된 프로틴 블록을 먹는 동안 앞 칸 상류층들은 주지육림하며 교육을 받고 문화를 누린다.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오랫동안 준비한 폭동을 일으킨다. 열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하여 꼬리칸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그것이 결국 공생의 길이라 생각했던 것. 보안설계자 남궁민수(송강호)를 꺼내어 도움을 얻으려 하지만 꼬리칸 사람들을 짐승처럼 다루고 지배하는 메이슨(틸다 스윈튼)을 먼저 물리쳐야 한다. 그들은 과연 절대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조종하는 엔진칸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열차 밖의 세상으로 나갈 수 있을까.

원작자 장 마르크 로셰트와 뱅자맹 르그랑은 프랑스 감독으로부터 제작 제의를 받았으나 봉준호를 선택했다. 그들은 "지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인 봉준호의 손으로 영화화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봉준호는 영화 '괴물' 의 사전제작 당시 이 원작을 접했으며 생존을 위해 열차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한편 꼬리칸 사람들이 먹던 양갱 모양의 프로틴 블록은 영화에서는 바퀴벌레로 만든 것으로 묘사되지만 해초, 젤라틴, 설탕을 원료로 만든 것이라고.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는 캐스팅 뉴스를 듣고 직접 봉준호에게 오디션을 요청했으며 봉준호의 영화 '옥자'에도 출연한 틸다 스윈튼은 메이슨 분장에만 2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설국열차'는 곧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된다. 봉준호 감독과 글로벌 제작사 ITV 스튜디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하며 영화 제작을 맡았던 박찬욱 감독 등이 제작을 맡는다. 배우 제니퍼 코넬리, 레나 홀 등이 출연한다.

 

지구에 홀로 남아 폐기물을 처리하는 로봇. 월-E. 사진=IMDb
지구에 홀로 남아 폐기물을 처리하는 로봇. 월-E. 사진=IMDb

홀로 남아 지구를 청소하는 로봇 '월ㆍE'

쓰레기로 가득찬 지구.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지구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자생할 수 없는 별이 되었다. 다국적 기업 'BnL'은 더러운 지구를 벗어나 '엑시엄'이라 불리는 초호화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즐기라고 부추긴다. 지구가 깨끗해질 동안 우주여행을 즐기다 다시 돌아가면 된다는 그럴 듯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지구를 청소하는 역할을 맡은 건 다름 아닌 월ㆍE(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 홀로 남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 태양열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스스로 부품도 갈아 끼울 수 있는 반영구적 로봇. 

어느 날 탐사 로봇 이브가 지구를 방문한다. 이브는 월ㆍE가 소중히 여기던 식물을 발견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우주로 날아간다. 식물이 있다는 것은 지구에 아직 생명력이 내재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브에게 한 눈에 반했던 월ㆍE는 이브가 타고 떠나려는 비행물체에 매달려 우주로 향하게 된다.

식물을 가지고 온 이브로부터 보고를 받은 선장은 지구귀환작전을 지시하지만 엑시엄의 중앙 컴퓨터는 지구로 가는 것을 포기하게 하려고 복구 불가능성을 거론하며 식물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엑시엄 중앙 컴퓨터는 인간들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 천신만고 끝에 월ㆍE와 이브의 활약으로 다시 식물을 찾게 되고 엑시엄은 지구로 돌아가게 된다.

월ㆍE는 '니모를 찾아서'의 작가 겸 감독 앤드류 스탠튼의 작품. 1990년 '픽사'에 세컨드 애니메이터로 입사 후 픽사의 첫 단편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를 썼고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의 공동 감독, 기획 등을 맡았으며 '니모를 찾아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월ㆍE는 '디즈니ㆍ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9번째 작품. 두 회사의 합작은 작품성과 흥행에서 모두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투모로우' 스틸 컷. 빙하기처럼 얼어붙은 뉴욕. 사진=IMDb
영화 '투모로우' 스틸 컷. 빙하기처럼 얼어붙은 뉴욕. 사진=IMDb

 

빙하기가 다시 온다면…'투모로우'

남극에서 탐사중이던 기후학자 잭 홀(데니스 퀘이드) 박사는 지구에 이상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하고 'UN 지구온난화 대책회의'에서 자신의 연구를 발표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1만년 전에 일어난 기후 대격변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빙하에 축적된 천연 온실 가스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2세기동안 지속된 빙하시대가 온 것이라고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 후손이 대가를 치른다"고 경고하지만 그러나 그의 주장은 경제가 우선이라는 논리에 밀리고 미국의 부통령을 비롯 각국의 정상들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중 지구 곳곳에 이상저온과 우박 등 징후가 나타난다. 뉴욕에 있는 아들 샘(제이크 질렌할)을 구하러 가던 중 자신이 예견했던 빙하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는 두려움에 떠는 잭.

눈폭풍이 불어닥쳐 이미 북반구 주민들은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 중부지역 주민들부터 최대한 빨리 멕시코 국경쪽으로 이동시키라고 정부에 건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않고 혼란에 빠진 미국인들은 멕시코 국경으로 몰려가는데.

미국이 자국민을 홀대했던 것에 복수라도 하듯 멕시코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경을 통제한다. 결국 미국 정부에서 남미 국가들의 부채를 전액 탕감해 주는 대가로 국경이 열리고 미국인들을 위한 난민 수용소가 설치된다.

정말 영화처럼 급격한 빙하기가 찾아올까? 다행히 많은 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100년 이상에 걸쳐 서서히 일어날 것으로 진단한다.  다만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이상기후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영화의 뒷이야기 하나. 영화에서 눈폭풍을 피해 남하하던 대통령은 동사(凍死)하고 잭과 사사건건 대립하던 부통령은 멕시코로 피난을 가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개봉 당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기로, 골수 민주당 지지자인 에머리히 감독은 배우들조차 부시 대통령, 체니 부통령와 비슷한 외모를 고려해 캐스팅했다고도 전해졌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교토 의정서'를 거부하여 전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았는데 그 당시의 명분 역시 미국이 입을 경제적 손실을 우려한다는 이유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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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과연 그들의 땅을 자본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까. 사진=IMDb


자본으로부터 지켜내야 할 땅...'프라미스드 랜드'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기업 ‘글로벌’의 최연소 부사장 스티브(맷 데이먼). 협상의 귀재인 그는 곧 승진을 앞두고 있다. 그는 동료 수(프란시스 맥도맨드)과 함께 천연가스 매장 지역인 맥킨리에 파견된다.

개발과는 거리가 멀고 자녀들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주민들과는 달리, 이들에게 고액의 수익금을 제안하면 채굴 동의를 얻을 것이라 생각했던 스티브. 시의원을 설득해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나 과학교사인 프랭크(할 홀브룩)는 "천연가스 개발로 미국 곳곳의 물이 오염됐다"면서 이의를 제기한다. 

알고보니 그는 MIT 공학석사, 코넬대 물리학 박사에 보잉사에서 32년 일한 베테랑. 설상가상 환경운동가 더스틴(존 크래신스키)이 마을로 찾아와 천연가스 채굴이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돌아다니고. 난항을 겪게 된 스티브는 3주 후 주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다.

곧 백만장자가 된다며 장밋빛 꿈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간 스티브는 단지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서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 역시 농촌인 아이오와 주(州) 엘드리지 출신으로  그들이 겪고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협상의 귀재로 통하게 된 것도 '루이지애나'나 '라파예트' 등 농촌 주민들의 심리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었다.

 

-동창중에 농학과를 안간 건 저까지 단 둘이었어요. 할아버지 반대가 심하셨죠.

-자부심이 크셨나보군.

-아뇨, 헛된 꿈이 크셨던 거죠. 고향에 'Caterpillar'美國 중장비 제조업체) 공장이 있었어요. 11학년때 문을 닫았는데 졸업할 때쯤되니 생활고가 피부로 느껴지더라구요. 공장이나 산업의 뒷받침없인 살길이 막막했죠. 농장만 꾸려서는 살 수가 없었어요.

 

그러나 그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개발로 물과 땅이 오염되고 가축들도 병든다는 걸 알게된 주민들의 반발은 심해진다. 반면 환경운동가 더스틴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스티브는 결국 주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결정하길 바라며 마을을 떠난다.

 

우리가 사는 현재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환경을 빼고 생각할 순 없어요. 눈앞의 이익만 추구할 수도 없죠. 우리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맷 데이먼은 더스틴 역을 맡은 존 크래신스키, 데이브 에거스와 공동 각본에 참여했으며 '굿 윌 헌팅'에서 함께 작업한 '구스 반 산트' 감독과 다시 만났다. 그는 작품에 대해 "현재 우리의 모습과 현세대가 직면한 위기, 그리고 가치에 대한 문제를 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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