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 유상증자, '서경배회장→장녀 민정씨' 경영권 승계 작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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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G 유상증자, '서경배회장→장녀 민정씨' 경영권 승계 작업일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10.1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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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지분율 강화위해 유상증자?…"설득력 떨어져"
신형우선주, 훌륭한 배당주…오너 일가 지분 확보에 도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담당(과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담당(과장).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장녀 민정 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시작했다. 지주사인 아모레G가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신형우선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모레G는 전날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아모레G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기명식 전환우선주 709만2200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전환일은 발행후 10년이 되는 날이다. 배당률은 올해 2.5%, 내년부턴 2.25%다.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2만8200원.

그룹 측은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분율을 강화할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모레G 유상증자의 실제 목적은 ‘서경배 회장 → 장녀 민정 씨’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물밑작업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G는 아모레퍼시픽 지분 35.4%를 보유, 이미 막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모레G가 2000억원을 들여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매입하더라도 지분 증가율은 2.3%에 그친다. 게다가 주식 매입기간이 내년 12월11일까지로 1년 넘게 남은 점을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 주가의 단기부양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G의 보유 지분(35.4%)을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은 이미 의심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결국 목적은 승계이고, 이번에 발행하는 신형우선주가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발행한 ‘아모레G2우B’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 회장이 민정 씨에게 증여한 전환우선주”라며 “(아모레G2우B가) 2016년 12월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민정 씨는 아모레G 지분 2.93%를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주는 평균적으로 보통주 대비 30~40% 할인된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이번 아모레G 신형우선주 발행가액은 2만8200원이며, 올해 우선배당금 705원, 배당수익률 2.5%의 알짜 배당주여서 향후 총수 일가는 높은 배당금을 재원으로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유상증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벤트”라며 “보통주인 아모레G보단 향후 상장할 '아모레G 신형우선주'가 투자 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민정 씨는 지난 1일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영업을 총괄하는 뷰티영업유닛 뷰티영업전략팀 담당(과장)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민정 씨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 아모레퍼시픽 오산공장에서 기본 업무를 익혔다. 이후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고 징동닷컴에서 디지털 업무 역량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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