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이젠 떠나고 싶다"...홍콩 시민 절반 '이민' 의사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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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이젠 떠나고 싶다"...홍콩 시민 절반 '이민' 의사 표시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19.10.10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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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금지법 발동 후 77명 체포
마스크 쓰고 시위참가 15세 소년도 포함
미 CNN, 이민간단 홍콩인 급증 보도
이민 선호국, 대만 급부상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캐리 람 홍콩 행정 수반(행정장관)이 지난 5일 ‘복면금지법’을 긴급 발동한 후 10일 현재  시위에 참가했던 77명이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복면금지법은 시위 참가시 마스크를 비롯한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이다.

체포자 중에는 15세 소년도 있다. 람 행정장관은 청소년이 폭력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면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바 있다. 하지만 금지법이 시행된 후 반 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기름으로 불을 끄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현지 언론은 비판했다. 

특히 홍콩 행정부가 긴급법안을 현재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회에 제출한 것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처음이며 이는 삼권분립 제도를 무시한 조치라고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요즘 홍콩 정부가 또 다시 긴급법안을 시행한다는 루머가 널리 퍼졌다. 예를 들면 거액 투자 자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에서 현금 인출금액을 제한하는 긴급법안을 시행하고 심지어 인터넷 사용금지법을 긴급 시행한다는 내용 등이다.   

홍콩에선 지난 5일부터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1인당 현금 인출금액을 제한하는 긴급법이 시행한다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있다. 이에 시민들이 현금인출기가 있는 은행에 몰려들어 긴 줄을 서가며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홍콩을 떠나려는 시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에선 지난 5일부터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1인당 현금 인출금액을 제한하는 긴급법이 시행한다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있다. 이에 시민들이 현금인출기가 있는 은행에 몰려들어 긴 줄을 서가며 예금을 인출하고 있다.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홍콩을 떠나려는 시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미국의 CNN은 홍콩발로 미래가 불확실하고 마음이 불안해져서 이민을 생각하는 홍콩 시민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N은 홍콩대학교의 지난 6월의 조사를 근거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통과 시킨다면 홍콩 시민의 50%가 이민을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국제 조사 기관인 ‘YouGov’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으며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 중에 3분의 2가 18세~34세의 청년층이었다. 이런 사람은 단순히 이민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시급하게 이민을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 조사 응답자는 가능하면 3년 내에 이민을 갈 수 있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CNN은 이민 전문업체 두 곳을 인터뷰했으며 두 업체는 6월부터 지금까지 이민에 대한 문의가 각각 200%와 300%로 폭등했다. 이민 업체 대표는 사회나 정치적인 불안 때문에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32세 회계사 림(林) 씨는 반 송환법 시위 전에는 홍콩을 떠나는 것을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CNN 인터뷰에서 밝혔다. 림 씨는 지난 6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시위 이후 온 가족이 호주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림 씨는 생후 18개월된 아들의 미래와 좋은 교육을 위해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이런 정치 상황 아래에서는 교육제도가 악화 될 것이라고 림 씨는 걱정했다. 

지난 35년간 홍콩은 정치적 불안 등을 이유로 벌어진 급증한 이민의 물결을 두 번 겪어봤다. 1984년 ‘홍콩 문제에 관한 중국–영국 합동선언(中英聯合聲明)’이 나온 후  첫 이민의 물결이 촉발됐다. 이 선언은 1997년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다는 일정을 정한 것인데, 홍콩 시민들은 1980년대 중후반 대거 이민했다. 당시 홍콩 사람들은 가난한 중국에 홍콩이 반환된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두 번 째 이민 물결은 1989년 베이징 천안문 사태 때였다. 

홍콩인들은 지난 5일 복면금지법 시행된직 후 슈퍼에서 빵과 물 등 생필품을 사재기했다. 중국군이 들어와 시민들과 큰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복면금지법 시행 이튿날인 6일 홍콩시내 한 슈퍼 모습.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인들은 지난 5일 복면금지법 시행된직 후 슈퍼에서 빵과 물 등 생필품을 사재기했다. 중국군이 들어와 시민들과 큰 충돌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복면금지법 시행 이튿날인 6일 홍콩시내 한 슈퍼 모습. 사진=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인, 이민 대상국으로 '대만' 선택 늘어 

1997년부터 2018년까지 홍콩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주 한 목적지는 호주, 캐나다 그리고 미국이었다. 최근 나 온 새 데이터에는 대만도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만은 지리적으로 홍콩에 가깝고 언어(중국어 번체 사용) 등 문화도 비슷하다. 그리고 홍콩 사람은 대만 총통이나 국회 등 직선제로 선출하는 민주제도가 부럽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몇 번에 걸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상황을 주시하는 것만이 아닌 필요하다면 인도주의적 배려로 홍콩 시민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대만 이민국의 데이터에 의하면 5월부터 8월까지 대만에 이민을 신청한 홍콩 사람이 50%로 급증했다. 대만에 이민을 신청한 36세 패션샵 주인 려(呂) 씨는 시위로 장사를 하지 못해 홍콩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려 씨는 홍콩 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홍콩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Jim Hor Yeung(짐호영) 홍콩 통신원은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다. 한국의 문화와 정세에 관심이 많은 홍콩 저널리스트로 현재 홍콩현지 방송국에서 보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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