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韓 경제 불확실성 확대”…이달 기준금리 인하할까
상태바
이주열 “韓 경제 불확실성 확대”…이달 기준금리 인하할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0.08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금리인하 기대↑…“내년 초 추가 인하 가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우려를 표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데다 국내 대표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탓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머지않아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총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 보고에 앞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 “수출‧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늦춰지면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2%)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2.5%) 역시 하방 위험(리스크)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는지 질의에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즉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0%이상 2.2%미만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 '실효하한' 고려…제로‧마이너스 금리는 없을 듯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대해선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 혹은 다음달까지 0% 내외에 머물다가 연말부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회의원 질의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자 이 총재가 “징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저효과와 정부의 복지정책 효과를 제거하면 물가상승률이 1% 전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제로(0) 금리’ 등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경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질수록 통화‧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로선 기준금리를 실질적으로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실효하한과 관련 이론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며 “기축통화국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영국 영란은행은 플러스(+)를 실효하한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보다는 실효하한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경기 성장세가 회복될 수 있도록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가 기준금리 조정 여부는 미‧중 무역분쟁, 지정학적 위험,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등 대외 요인과 가계부채 증가세, 자본 유출입 등 대내 요인을 관찰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다.

◆ “10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유력”

이번 발언은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 총재가 그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을 시사해온 데다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만큼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선 금통위가 지난 7월에 이어 연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은 연 1.50%다. 한번 더 금리가 내려간다면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인 연 1.25%에 다다른다. 연말까지 남은 통화정책 회의는 오는 16일과 다음달 29일에 예정돼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탄탄한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0.25% 내리면서 한국은행 또한 통화정책 여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또 최근 미국에서도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이에 내년 한국은행의 추가 인하를 점치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물가 우려가 심화됐고 이달 물가상승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며 “낮아진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저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행은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금리를 내린 뒤 내년 초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