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브라질 국채, '채권'이라고 쓰고 '환율'이라고 읽는다
상태바
[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브라질 국채, '채권'이라고 쓰고 '환율'이라고 읽는다
  •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
  • 승인 2019.10.08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 브라질 국채는 지난 2~3년간 투자자들에게는 이른바 ‘핫 아이템’이었다. 은행권의 정기예금뿐만 아니라 발행, 유통되는 국내 원화 채권들의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브라질 국채가 제시하는 10% 내외의 금리는 이미 그 자체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소위 ‘브라질 붐’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아진 브라질 국채는 이제 필자와 같은 분석가들이 반드시 투자와 관련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필수 국가가 됐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브라질 국채에 대한 전망이나 위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자료를 작성하는 쪽과 이를 참고하려는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항상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간극이란 동일한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자라도 각 개인별로 입장이 상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곤 하는데, 그간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분석가들의 상당한 노력에도 이들 모두의 상황들을 반영하여 입체적인 견해는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채권은 투자하는 목적에 따라 가격 변화(혹은 시세 변화)에 따른 대응이 상이할 수 있다. 더구나 해외 채권은 보다 복잡한 셈법 마련이나, 대응 전략의 편성이 필요한 데, 이 글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시각이나 관점의 차이를 최대한 반영한 브라질 국채, 더 나아가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에 대해 논하려 한다.

채권 투자는 근본적으로 주식과 달리 자본이득보다는 안정적인 이자수입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이자를 수취한다는 것이 마냥 순탄하게 진행되는 과정 만은 아니다. 발행된 채권의 만기까지 투자자들이 감수하거나 예의주시해야 할 위험 역시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채권에 투자할 경우 챙겨야 할 위험 요인 중에 가장 본질적인 위험은 아무래도 채권을 발행한 쪽에서 만기까지 디폴트를 내지 않고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느냐를 의미하는 크레딧 위험이다. 이와 같은 위험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으로 채권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별도의 영역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이번 분석 대상인 브라질 국채는 통상적으로 이와 같은 크레딧 위험이 없다는 가정 하에 투자나 분석 자체가 이뤄진다(적어도 자국 통화로 표시된 국채의 경우는 국가가 존속하는 한 어떤 식으로든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는 큰 전제가 깔려 있다).

두번째 위험은 중간 중간에 발생하는 가격 변화의 위험이다. 만기가 정해진 채권이라고 하지만 채권 역시 주식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해당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 평가된 내용을 근거로 보유를 지속할지 혹은 매도할 지(혹은 추가 매수할 지)를 고민한다.

만기 전 금리 등락 폭이 큰 브라질 국채는 이 나라 통화인 헤알화 가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기 전 금리 등락 폭이 큰 브라질 국채는 이 나라 통화인 헤알화 가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 깊어지는 '브라질 국채 시가 평가 투자자'  

가격 변화의 위험은 이른바 ‘시가 평가(Mark to Market)’ 위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필자와 같은 마켓 애널리스트가 주로 분석이나 전략 제시의 대상으로 삼은 사안이다. 경제 여건이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가격(금리) 변화의 위험은 시가평가를 전제로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며, 앞서 크레딧 위험이 없다고 가정하는 국채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물론 시가 평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만기까지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략은 해당하는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의 전략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지, 그 행위 자체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면 앞서 언급됐던 위험들을 기준으로 브라질 국채에 대한 위험 요인들을 점검해보자. 브라질 국채는 채권으로 본질적인 위험이라고 할 수 있는 크레딧 위험이 존재하지만 국채라는 이유로 인해 그 위험은 거의 제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시가 평가 위험 즉, 가격 변화의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다만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면 된다. 실제 브라질은 그간 자신들이 발행한 자국 통화 표시 국채에 대해서는 디폴트를 낸 적이 없었고,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모두 원금과 이자를 고스란히 지급했다.

이를 정리하면 브라질 국채 투자자는 만기 상환을 받을 경우 당초 지급을 받기로 한 이자와 원금을 모두 받았지만, 중간에 채권을 매도한 투자자는 경우에 따라 자본이득을 봤거나 반대로 자본손실을 입었을 수도 있었다.

여기까지가 필자가 평가하는 브라질 국채를 채권이라는 관점에서 진단해 볼 수 있는 위험들이다. 아울러 이 같은 위험 진단은 우리 나라에서 발행된 국채나 브라질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발행된 국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툴(tool)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은 최근 부쩍 늘어난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궁금증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필자보다 오히려 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언급된 내용을 이미 충분히 인지했을 수도 있다.

브라질 채권, 변동성 큰 헤알貨 가치 따라 등락 

그렇다면 현재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요인들로 인해 필자의 기본적인 채권 관점에서의 위험 점검에 대해 만족하지 못할까? 필자는 브라질 국채가 채권이란 틀(vehicle)에 맞춰져 있지만 사실은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환율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처라는 사실이 그 괴리를 만들어낸 핵심 원인이라고 평가한다. 즉 형식적으로는 채권이나 실제로는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 브라질 국채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가 제시하는 높은 금리 수준은 브라질 국채가 지닌 매력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에서 볼 때 고금리는 상대적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수혜를 볼 경우에 수익률을 더 제고하거나, 반대로 환율로 손실을 볼 경우에 그 손실을 줄이는 버퍼일 뿐 브라질 국채 투자의 본질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따라서 브라질 국채 투자가 타당한 지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헤알화가 투자처로서 지닌 통화 매력도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그리고 헤알화가 지닌 투자 통화로서의 매력도가 다른 통화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된 사후에 절대적인 금리 수준을 추가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브라질 헤알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변동성을 지닌 통화로 분류된다. 강세를 보일 때는 그 폭이 다른 통화들을 압도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약세를 보일 때는 그만큼 투자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채권 투자자들이 지니는 원금 보존이나 금융시장의 외부 여건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성향과는 매우 배치되는 투자처일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또한 브라질 국채 투자의 경우 이른바 투자자들이 흔히 고려하는 만기까지 보유하겠다거나 높은 금리 매력을 바탕으로 보유 자산의 상당한 비중 이상으로 매수하겠다는 투자자들은 그리 적합한 투자처가 아니다. 채권, 특히나 크레딧 위험이 없는 국채에 대한 투자라도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는 그대로 노출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가 지니는 높은 변동성 위험이 다른 통화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는 보수적 성향이나 목적을 지난 투자자에게는 권고할 만한 자산군이 아니며 철저히 거시 환경이나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