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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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06.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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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대 유출... 장기화되면 통화위기 올수도

이번주들어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약한 고리가 깨질 경우 1997년 아시아 위기의 조짐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우려다. 조짐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화단위인 루피아화는 아시아 위기 이후 17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하락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자국내 달러 거래를 금지했다.

월스리트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는 이번주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신흥시장 펀드에서 93억달러가 순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간단위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7년 만에 최대규모의 자금 이탈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예상됐지만, 이번주의 가파른 유출은 투자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 (상하이=연합뉴스)상하이 푸둥에 있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이번주들어 중국 증시에서 대규모의 해외자금이 이탈했다.

신흥시장에서의 대규모 글로벌 자금 이탈이 단기적인 현상인지, 장기화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이 이머징마켓에서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안전벨트를 조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번째 요인은 미국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가 강세로 움직이고, 신흥국 통화는 약세로 돌아서게 된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아시아에서 자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면서 발생했다.

둘째로 이달들어 독일 국채가 폭락하고(수익률 급등), 이에 연동해 미국국채도 하락하면서 신흥국 국채가 매력을 잃은 것도 요인이다.

중국 증시에서 빠져 나가는 자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간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전체의 80%에 가까운 71억달러로 집계됐다. 5월 마지막째 주에 중국 증시에 46억달러가 순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자금의 방향이 급변한 것이다.

상하이 증시는 1년 사이에 2.5배 폭등했는데, 뉴욕 월가 일각에셔는 거품론이 제기된 바 있다. 상하이 증시의 PER은 현재 25.7로, 1년전의 9.7에 비해 급등한 상태다. 게다가 이번주에 중국 증시가 MSCI 신흥시장 펀드에 가입하지 못해 해외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남중국해 인공섬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워싱턴의 눈치를 보는 월가 투자자이 계산에 넣은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이 가속화되면 신흥국 통화가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루블화는 지난 5월 8.6% 하락했고, 컬럼비아 페소화는 5.9%,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3.2% 각각 하락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내달부터 자국내 달러 거래를 금지하고 자국 통화인 루피아를 의무사용키로 했다. 만약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2억 루피아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44포인트(0.22%) 내린 2,052.1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4포인트(0.58%) 오른 2,068.45로 출발하고서 2,070선을 오르내리며 횡보했다. 장 초반 닷새 만의 '사자'에 나선 외국인이 '팔자'로 전환하면서 지수가 우하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중 한때 2,050선이 깨지며 2,044.87까지 밀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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