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100억원 깔고 사는 부자들의 투자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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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100억원 깔고 사는 부자들의 투자심리는?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9.2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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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현금부자들 많아...지방 현금부자와 해외교포까지 가세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 대부분 재미 못봐...원금 보전 탁월한 부동산에
세금, 똘똘한 한채가 다주택 소형주택보다 절세효과 커...자금추적도 자신
고가아파트는 공급부족으로 "더오른다" 심리...'그들만의 리그' 편입심리도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100억원을 깔고 사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들이 부동산에 이 많은 돈을 투자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돈일까, 다른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은 적어도 네 가지이상을 얻고자 하는 투자 계산법을 가진 것으로 추론된다.

첫째, 원금 보전은 확실하고 그리고 수익률이다. 둘째 세금을 내되 가급적 적게 내는 방법으로 고가 아파트를 택한다. 셋째, 고가아파트는 또 오른다. 살 사람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므로 환금성은 걱정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끼리 편히 지내고 혼사도 끼리끼리 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중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아파트(면적 244.749㎡)의 매매가가 무려 84억원으로,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아파트들의 같은 평형들이 대부분 60억~84억원대의 가격으로 전국 최고가를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6∼2019년(8월23일까지) 연도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상위 20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실거래 최고가는 1월 10일 매매계약이 체결된 한남더힐(전용면적 244.749㎡)의 84억원이었다. 그래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6∼2019년(8월23일까지) 연도별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상위 20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실거래 최고가는 1월 10일 매매계약이 체결된 한남더힐(전용면적 244.749㎡)의 84억원이었다. 그래프= 연합뉴스

이들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등 신상도 궁금하지만 이보다 더 궁금한 것은 지금 같은 시기, 다시말해 저금리 시대에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있는 시기에 이들이 생각한 부동산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등 투자전략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1. 왜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를 구입했을까

대기업 총수 등 주식가치만 수 조원을 보유한 초(超)부자들은 용산구 한남동에 대형 저택이라 할 단독주택을 구입해 거주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아파트에 입주한 이들도 대기업 총수들일까. 이들은 왜 단독주택이 아니고 아파트를 구입했을까.

<오피니언뉴스>의 서진희 금융칼럼니스트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 하나는 우리나라에 현금 부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라며 "현금부자들의 경우 최근 예금, 주식, 채권 등에서 모두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있고 대신 강남 등 주요 지역의 commodity-type 부동산(매매가 쉬운 표준화된 아파트 또는 꼬마빌딩 등)에서 작년부터 연 10% 전후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 칼럼니스트는 "이 관점에서 봤을 때 84억원짜리 아파트는 단독주택에 비해 매우 표준화된 매매대상이고 환금성도 높으니, 매매비용과 세금만 제외하면 거의 장기 금융상품과 다를 바 없다고 매입자는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강남부자들의 자산관리를 조언해주고 있는 또다른 전문가는 "이런 아파트는 환금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당연히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가 적절할 것"이라며 "특히 수천억원 자산가들에게 80억원은 큰 돈이 아니기 때문에 환금성만 확보된다면 아파트가 더 낫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기업 총수일가가 이들 구입했을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해 매매된 아파트중 가장 비싸게 거래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단지. 사진=연합뉴스
올해 매매된 아파트중 가장 비싸게 거래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단지. 사진=연합뉴스

 

2. 100억원 가까운 돈 투자할데가 부동산 말고 없나

지금 금융 투자상품중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가장 낮은 상품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이다.

서진희 칼럼니스트는 "오히려 큰 돈이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며 "다주택자에 대해 정부가 세율을 올려놨기 때문에 예전처럼 소형주택을 다수 보유하는 것보다 오히려 중대형평수를 한채 보유하는 게 지금은 더 낫다"고 말했다.

최근 재건축아파트 단지를 보면 조합원들이 모두 중대형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오히려 소형만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상황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익명의 또다른 전문가도 "부동산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크지 않고, 큰 금액으로 투자하기가 적절한 투자상품"이라며 "최근 DLS, DLS사태등으로 금융자산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진 점도 한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 세금 물어야 하고 국세청 자금추적도 불보듯 뻔한데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이들은 자금 출처에서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전문가는 "국세청으로부터의 자금 추적은 어차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주식 판매대금 등 근거가 분명한 자금으로 구입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진희 칼럼니스트는 "세금 면에서 보면 어차피 고가주택을 보유한다면 다주택보다는 한채가 세금이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요즘 임대사업자들에게 세무조사나 자금추적이 흔하게 집행되고 있는 점도 오히려 큰손 자산가로 하여금 맘 편히 flagship apartment(집값이 올라갈 좋은 아파트 한 채)를 선호하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4. 어떤 이유로 샀을까...거주목적일까 투자목적일까

이들이 구입한 아파트에 대해 거주목적이 강할지, 투자목적이 강할지는 전문가의 생각이 엇갈린다.

익명의 전문가는 "거주 목적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들에게 좋은 아파트는 '돈 있는 사람들이 근처에 같이 모여 살고 있는 아파트'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금융칼럼니스트는 조금 더 세분화된 분석을 내놨다. 그는 "고가 아파트를 구입하는 이들중 30~40대 초고액 연봉자들은 자가(自家)를 목적으로 하겠지만, 60대부터는 투자 혹은 증여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특히 한남더힐, 아크로리버, 롯데시그니엘 등에는 최근 지방에 거주중인 현금부자와 재미교포 등 외국인 등도 매수층에 참여하고 있다"며 "사실 뉴욕, 런던, 상해, 홍콩보다는 서울 집값이 아직 낮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전문가가 말하는 좋은 아파트에 모여살고 싶은 심리, 즉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싶은 심리는 더 강화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전문가는 "드라마 SKY캐슬에서 보듯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들은 끼리끼리 모여살면서 혼사도 같이하고 눈치볼 것 없어서 좋다는 심리도 있다"고 설명했다.

5. 고가아파트는 계속 오를 거라는데 베팅한 걸까

서진희 칼럼니스트는 "아파트를 장기금융상품으로 본다면 수급이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 참여자들이 향후 신규 물량 공급이 어렵다고 본다"면서 "이들은 수요가 늘지 않아도 값은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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