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잭팟 없었다’ 헬릭스미스 연이틀 하한가…제약‧바이오주 줄줄이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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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잭팟 없었다’ 헬릭스미스 연이틀 하한가…제약‧바이오주 줄줄이 '낙마'?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2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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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시스’ 임상 3상 결과 유효성 입증 불가
에이치엘비‧신라젠 등 연이은 임상 3상 고배
“대형주 혹은 실패 가능성 낮은 업체 추천”
헬릭스미스 홈페이지.
헬릭스미스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헬릭스미스가 임상 오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파장은 코스닥시장 주요 제약‧바이오주(株)로 퍼져나갔다. 그간 제약‧바이오업종 주가를 끌어올렸던 신약 기대감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전 거래일 대비 3만6000원(30.00%) 내린 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4일 기록했던 연고점(31만8000원)과 비교하면 73.6%나 하락했다. 메디톡스(-1.70%), 휴젤(-1.56%), 제넥신(-3.09%), 에이비엘바이오(-3.67%), 신라젠(-7.96%) 등이 동반 하락했다.

단위=원

◆ “후속 임상” 계획에도 시장은 ‘냉랭’

앞서 헬릭스미스는 지난 23일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신약 후보물질 ‘엔젠시스(VM202-DPN)’의 임상 3상 결과에서 1차 평가지표인 3개월 통증감소효과 차이가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공시했다.

다만 회사는 임상에 참여한 일부 환자에서 위약(가짜약)과 VM202의 혼용 사례를 확인,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위약을 투여한 환자 중 일부의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됐고 VM202를 투여한 환자 가운데 일부 혈액에서는 해당 약물의 농도가 지나치게 낮았다.

이로 인해 이번 임상 3상 결과로는 유효성 입증이 불가능해졌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회사는 자체 조사단을 구성, 정밀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후속 임상을 통해 오는 11월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12월 FDA 임상 3상 종료 만남에서 임상 진행 상황을 상세하게 보고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시 이튿날인 지난 24일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장 마감까지 전일보다 5만1400원(29.99%) 하락한 12만원에 거래됐다. 

문경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임상에서 안정성은 입증된 점을 고려하면 헬릭스미스의 기업가치는 VM202의 효능과 FDA 허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 따라 기업가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신약 호재’ 없다…제약‧바이오주 투심 악화

특히 헬릭스미스의 이번 발표로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신약 기대감으로 성장해온 이들 업체 주가는 연이은 글로벌 임상 실패에 맥을 못추고 있었다.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헬릭스미스까지 임상 3상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사실상 신약 호재는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에이치엘비가 임상 3상을 진행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불발됐다. 이어 신라젠의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 또한 지난달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 받고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했다.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의 경우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임상 3상을 앞두고 세포가 뒤바뀐 사실을 발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FDA는 인보사의 임상 중단 상태를 유지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던 신라젠‧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은 헬릭스미스에 주목하고 있었다”며 “기대와 달리 현재 상황만으로는 헬릭스미스까지 임상에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업종 내 다른 종목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나빠져 주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신약 개발업체 기대 낮춰야”

증권업계에서는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했다. 대신 신약 개발과 무관하고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 제약‧바이오주 혹은 실패 가능성이 낮은 중‧소형주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헬릭스미스 결과 발표는 실망스럽지만 업종 전체 측면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로 볼 수 있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 개선이 예상되는 대형 제약‧바이오주 위주의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톱 픽(TOP PICK)’ 종목으로는 셀트리온‧대웅제약을 제시했다.

선민정 연구원은 “신약 개발 비즈니스의 특성상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기업을 통해 리스크(risk)을 낮춘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초기단계 기술이전을 추진하려면 다수의 파이프라인, 그리고 플랫폼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기술 기반 업체로는 제넥신, 펩트론, 레고켐, 앱클론, 올릭스가 있고 오스코텍의 경우 리스크 분산 전략에 성공한 기업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저점 매수를 고려해야 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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