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홍콩판 '택시운전사' 김사복, 시위 현장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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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홍콩판 '택시운전사' 김사복, 시위 현장에 등장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19.09.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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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2일 보도
집회현장 자원봉사 택시 기사들 인터뷰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의 반 정부 시위자들이 안전하게 집에 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요즘 집회후 시위 현장을 떠나는 참가자들의 대중교통 수단을 차단 하기 위해, 집회 장소 주변 지하철 운영을 정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가용을 보유한 시민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 잡히지 않도록 차를 몰고 시위 현장에 가서 시위자에 무임승차 서비스를 몰래 제공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시위자에게 무임승차를 제공한 시민들 중에는 택시 기사들도 있어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시민들에게 집회 당일 무임승차를 제공하고 있는 택시 기사 중 한 명은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씨에게 영감을 얻어 이런 봉사를 시작하게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 현지 언론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택시 기사 자원 봉사자 3명을 인터뷰 했다.  자원 봉사에 나선 택시 기사는 시위자들을 후원하는 마음을 밝히면서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김사복 씨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화 운동을 묵묵히 하고 싶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는 송환법 반대 집회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승차 봉사를 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참가한 한 기사는 한국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씨에게 영감을 얻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SCMP 홈페이지 해당기사 캡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는 송환법 반대 집회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승차 봉사를 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참가한 한 기사는 한국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씨에게 영감을 얻었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SCMP 홈페이지 해당기사 캡쳐.

인터뷰에 응한 자원봉사자 세 사람 중 한 명은 32세 택시 기사 장(張) 씨다. 장 씨는 지난 6월에 ‘범죄자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되자마자 자원 봉사 기사가 됐다고 밝혔다. 장 씨는 “반 송환법 시위에 참여하고 싶지만 경찰의 최루탄 냄새를 견디지 못해서 시위대 최전방에 갈 수 없었지만 다른 방법으로 시위를 지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데모는 지난 1일 홍콩국제공항에서의 시위라고 했다. 그날은 국제공항을 점령하고 운행을 정지시키기 위해서 수많은 시위자를이 대거 공항으로 가 공항으로 향하는 길이 마비되었다. 이날 오후 5시에 시위가 끝났지만 공항에서부터 도심으로 가는 버스나 공항철도도 모두 운행이 중단됐다. 

당시 경찰은 공항에 있던 시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피하기 위해선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세시간 가량 힘들게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장 씨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시위자들이 택시를 탈 수 있도록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 한 장 씨는 잊지 못할 장면에 감동을 받았다.

이미 수많은 자동차가 시위자에게 무임승차 서비스 제공하러 줄줄이 와 있었던 것이다. 장 씨는 많은 사람들이 경찰의 체포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민주를 위해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자원 봉사 택시 기사는 35세 앤드루 씨다. 앤드루 씨는 2014년 우산혁명에는 참석했지만 건강 문제로 이번 반 송환법 시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앤드루 씨는 시위자에게 무임승차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물, 음식, 방독면 등 시위자에게 필요한 것을 시위 현장 배달한 일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자원 봉사 때 젊은 시위자와 나눈 대화는 앤드루 씨가 시위자를 계속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결심하게 했다고 보도 했다. 앤드루 씨의 택시를 탄 젊은 시위자 네 명은 “만약 경찰에 잡혀 폭도죄로 기소될 경우 최고 10년형까지 처벌되는 것에 마음의 준비가 됐다”고 앤드루 씨에게 말했다. 이런 청년들이 홍콩의 미래를 위해서 인생 중 가장 좋은 시절까지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는 것에 충격을 받은 앤드루 씨는 시위자와 같이 민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하고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택시 기사들은 시위자를 돕기위해 영업을 못하면 하룻밤에 1000 홍콩달러 (한화 15만원정도)정도 손해를 입게 된다. 이는 앤드루씨 월 수입의 20% 차지한다. 앤드루씨는 “옛날에는 돈 버는 것에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위 최전선에는 가지 못하지만 시위자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인터뷰를 한 택시 기사는 46세 진 씨다. 진 씨는 장 씨하고 앤드루 씨처럼 일부러 시위자를 찾아 무임승차 서비스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시위자 마주친다면 망설이지 않고 시위자를 안전한 곳으로 보낸다고 밝혔다. 

진 씨는 9월 초에 몽콕(旺角)에서 검은 옷을 입고 뛰고 있는 어린 시위자 세 명을 보고 무임승차를 청했다. 진 씨는 택시에 탔던 무방비의 세 명의 어린 시위자들은 공포에 질려서 눈물만 흘리며 아무말도 못 했다고 회상했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진 씨는 뉴스나 인터넷에서 경찰이 젊은 시위자를 체포하고 심지어 뭇매를 때리는 장면을 본 후 시위자를 점점 동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위자를 강력하게 진압하기 때문에 진 씨는 경찰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진 씨가 어렸을 때 경찰은 좋은 사람이고 시민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경찰의 명예가 훼손돼 버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 씨는 인터뷰를 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자에게 “요즘 학생들이 단순히 마스크만 써도 경찰이 검문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시위자와 마주친다면 후회하지 않기위해 거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 Jim Hor Yeung(짐호영) 홍콩 통신원은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다. 한국의 문화와 정세에 관심이 많은 홍콩 저널리스트로 현재 홍콩현지 방송국에서 보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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