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뭐하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문경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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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뭐하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문경으로 가자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9.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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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품질 오미자도 맛보고 가을을 만끽하자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이 유독 문경새재를 고집한 까닭은
3대를 이어가는 문경 방짜유기에서 전통의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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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좋은 문경오미자. 문경에서 오미자 축제가 열린다.사진=문경시청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경상북도 문경은 과거 석탄산업의 중심지였으며 풍광이 뛰어난 문경새재로 알려진 고장이다.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원래 하나의 행정구역이었던 점촌시와 문경군이 다시 통합하게 되었고 이후 문경시로 불리게 됐다.

석탄 개발이 활발하던 1960~80년대까지는 젊은층의 인구도 많고 지역 전체 인구가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번성했으나 90년대 이후 폐광이 이어지면서 인구는 많이 감소한 상태다.

문경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사로 재직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을까. 1937년 3월부터 1940년 4월까지 그가 3년간 하숙을 했던 곳은 '청운각'이란 이름으로 현재 문경시가 관리하고 있다.

'새도 날아서 넘어가기 힘든 고개’라는 뜻을 담고 있을 정도로 높고 험하지만 그런 만큼 개발의 폐해를 피할 수 있었던 곳.  이번 주 초가을 나들이로 문경을 추천한다. 

공식 포스터
문경 오미자 축제 공식 포스터.

다섯가지 맛의 '문경 오미자 축제'

오미자는 지름 약 1cm의 붉은 빛깔의 열매로 단맛·신맛·쓴맛·짠맛·매운맛을 모두 담고 있어 오미자(五味子)라고 불린다.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문경에서 9월 20일부터 '2019 문경오미자축제’가 열린다. ‘100세 청춘, 문경오미자!’ 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첫날 20일 오후 6시 30분 유명 가수의 축하공연과 함께 화려한 개막식을 거행한다.

하루 세 차례 동로초등학교에서 천주산 입구까지 3㎞ 거리를 걷는 '오미자밭 둘레길체험'이 진행되며 이 밖에 오미자주스 빨리 마시기, 오미자 OX퀴즈 등 흥미롭고 다채롭고 행사가 준비돼 있다.

 

축제 동안 건강에 좋은 오미자를 20 % 할인 판매한다.사진=연합뉴스
축제 동안 건강에 좋은 오미자를 20 % 할인 판매한다.사진=연합뉴스

가장 인기가 많은 '오미자청 담그기'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생 오미자를 구입해 자동세척기로 세척한 후 즉석에서 청을 담그는 행사로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문경오미자 미각체험관에서는 20여종의 오미자 음식을 선보이며 20%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1996년 처음 재배를 시작한 문경오미자는 2006년에 오미자 산업특구로, 2015년에는 6차 산업지구로 지정되는 등 우리나라 오미자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열리며 자세한 사항은 '문경오미자 축제 '홈페이지(http://mg5mija.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일원.

주흘관의 웅장한 모습 뒤로 수려한 산세가 펼쳐진다.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주흘관의 웅장한 모습 뒤로 수려한 산세가 펼쳐진다.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장원급제의 지름길?...'문경새재 과거길'

문경새재는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 사이에 있는 고개로 조선 태종 이후로 약 500여 년 동안 한양과 영남을 잇는 가장 번듯한 길이었다. 당시 영남지방에서 한양까지 가려면 추풍령, 문경새재, 죽령 중에 한 곳을 넘어야했는데 문경새재는 열나흘, 추풍령은 보름, 죽령은 열엿새가 걸렸다고 한다.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은 유독 문경새재를 고집했다. 당시 선비들 사이에 추풍령은 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고 문경새재는 '경사스러운 소리를 듣는다'로 해석되어 이 코스를 선택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

임진왜란 후 만들어져 나라를 지키는 요새로 삼은 3개의 관문은 1관문 주흘관, 2관문 조곡관, 3관문 조령관이다. 사적 제147호로 지정됐다. 도립공원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주흘관이 보인다. 동쪽으로 주흘산이 서쪽으로는 조령산이 길게 뻗어 수려한 산세를 과시한다.  2관문까지는 완만한 황톳길로 조성돼 있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트레킹할 수 있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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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방지 표석 '산불됴심'.사진=두산백과

 

2관문 부근의 길가에 서있는 '산불됴심비'를 잊지 말 것. 정조 때 통행단속과 산불 예방을 위해 서민이 잘 알 수 있도록 한글로 새긴 비를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183㎝, 너비 75㎝의 원추형 자연석으로 한국 최초의 자연보호 표석이며 1990년 8월 7일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26호로 지정되었다.

 2시간 정도 소요되나 곳곳에 볼거리가 풍부해 걷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문경새재는 전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옛길이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6.5km에 이르는 황톳길이 있어 운치를 느끼며 걷기에 좋다.

문경새재가 아직 비포장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은 故 박정희 전 대통령 덕분(?)이라고 한다. 1970년대 중반 문경을 방문한 박대통령은 무너진 성벽위로 차량이 다니는 것을 보고 차량통행과 아스팔트 포장을 금지했다고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지금까지 지켜져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황톳길로 보존되고 있다고.

문경새재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등에 선정됐기도 했다.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산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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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인 유기장 이봉주 옹.사진=문경시청

◆70년을 이어온 장인의 솜씨...'문경 방짜유기'

오미자 외에도 문경시가 자랑하는 문경 5품이 있다. 도자기, 전통한지, 사과, 오미자 그리고 방짜유기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78대 22 비율로 정확하게 녹여 만든 놋쇠 덩어리를 불에 달구어 여러 명이 망치질을 되풀이해서 얇게 늘여가며 형태를 잡아가는 기법으로 만든 식기.

이런 기법으로 만들어진 방짜 유기는 휘거나 잘 깨지지 않으며 비교적 변색되지 않을 뿐 아니라 쓸수록 윤기가 나는 장점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인 유기장 이봉주 옹은 방짜유기 제작 기능보유자로서 방짜유기 기술의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짜유기.이봉주 작품.
방짜유기.이봉주 작품.

 

특히 이봉주 옹이 이어가고 있는 납청방짜유기는 평안북도 정주군 납청지역에서 만들던 것으로 용해, 성형, 담금질 등 모든 공정을 전통 방식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납청방짜유기 문경공방에는 혼수용품, 생활유기 뿐만 아니라 70년 가까이 방짜유기를 만들어 온 이봉주 명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

한편 방짜유기는 살균 효과가 있고 농약성분이 그릇 표면에 드러나는 기능이 있다고. 인체에 해로운 것을 접하면 색이 변함으로 우리 조상들은 안전식기로 애용해 왔다.

납청유기촌.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은성로 79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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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한 은성광업소가 박물관으로 변신.사진=한국관광공사

 

◆ 역사속으로 사라진 탄광...'석탄 박물관'

문경은 한때 광부로 북적이던 도시. 석탄박물관은 1999년 옛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에 개관한 전문박물관이다. 은성광업소는 1938년부터 1994년까지 석탄을 캐던 곳.

외관이 독특한 박물관엔 광산 장비 및 관물 4571점이 전시되어 있다. 석탄의 역사와 이용, 우리나라의 석탄 채굴 모습 등이 전시됐으며 실제 갱도였던 지하 230미터에서 석탄 산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석탄박물관에 재현된 광부들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석탄박물관에 재현된 광부들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1926년 남한 최초로 탄광이 생긴 곳이지만 석탄 산업의 쇠락으로 폐광을 맞은 문경의 석탄 사업의 역사를 기록한 기념관이기도 하다.

순직 광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진폐순직자위령비도 세워져 있다.

특히 건축물이 연탄 모양임을 눈여겨 볼 것. 

자세한 사항은 '문경석탄박물관' 홈페이지( http://coal.gbm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왕능길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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