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90원 돌파…美 연준, 금리인하 부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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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90원 돌파…美 연준, 금리인하 부담 되나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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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정학적 위기 고조…'안전자산' 달러 강세
물가 상승 전망…美 연준 통화정책 전망 주목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영향이다. 또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7.6원 오른 달러당 1190.7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오른 1184.1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상승폭을 키웠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12% 오른 98.72를 기록하고 있다.

◆ 위험회피 성향↑…달러 강세

사우디 주요 석유 시설 두 곳이 지난 14일 피격 당한 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원유 시장이 불확실성 국면으로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 대비 14.7% 급등, 배럴당 62.90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사우디는 글로벌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570만배럴 규모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장 공급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생산 정상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무인기 공격 후 발생한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사우디 아브카이크 석유 시설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또 미국이 테러를 일으킨 예맨 후티 반군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양국 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유가 급등으로 ‘R(Recession)의 공포’ 분위기가 더욱 짙어져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투자가 위축되고 물가가 상승해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심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낮아져

더불어 예기치 못한 고유가 충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2일 예금금리를 기존 마이너스(-)0.4%에서 –0.5%로 인하한 데다 오는 11월부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발표하면서 연준 역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하루 앞두고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연준이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연준 위원들이 유가와 연동된 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볼 경우 금리 인하 명분이 사라진다. 이는 달러 가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스 앤 보비노 S&P글로벌레이팅스 연구원은 미국 CNBC에 “유가가 근원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도 “이미 근원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난다면 연준의 금리인하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이달 연준이 25베이시스포인트(bp‧1bp=0.01%) 인하할 확률은 68.1%로 집계됐다. 7일 전 96.4%와 비교하면 대폭 하락했다. 반면 금리동결 가능성은 7일전 5.4%에 불과했으나 36.5%로 올라왔다.

이처럼 연준이 예상에서 벗어나는 통화정책을 발표할 경우 그간 금리인하를 반영해온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중동 위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낮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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