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전략비축유 방출?...2억배럴 사용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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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전략비축유 방출?...2억배럴 사용 가능성은
  • 문주용 기자
  • 승인 2019.09.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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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재부차관 "사우디 사태 영향 제한적...악화시 방출할 수도"
뉴욕서 국제유가 전날 14% 급등...트럼프 "이란과 무력충돌 피하고 싶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우리나라도 국제 유가 급등에 대비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게 될까.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7일 사우디 사태와 관련해 전략비축유 방출 의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수급상황이 악화되면 전략 비축유, 재고 방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실장, 금융감독원 수석보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최대 20년 장기계약 형태로 도입 중이고,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를 통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국내 정유업계 점검 결과를 보더라도 원유 선적 물량, 일정에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다만 중동 지역의 정정불안 확대로 상황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 만큼 대체수입선을 확보하는 등 선제적 대비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차관은 “필요 시에는 정유업계와 협력해 대체수입선을 조속히 확보하겠다”며 “수급상황이 악화될 경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와 재고 방출을 검토하는 등 수급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전략 비축유는 지난해말 기준 9600만 배럴(89일분)이며 민간보유분까지 더하면 2억 배럴 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과거에도 몇차례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축유를 방출할 때는 먼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를 먼저 활용하고, 그 다음 정부 확보 물량을 공급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김 차관은 국제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브렉시트 등 주요 이벤트 일정에 맞춰 금융시장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선제적으로 재점검하고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9월 들어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가 커지고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자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전략비축유 방출 등 사우디 사태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전략비축유 방출 등 사우디 사태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전날 밤 휴일을 지나 개장한 국제 석유시장은 사우디발 원유 공급 비상으로 가격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7%(8.05달러) 뛴 배럴당 62.90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현재 6억9500만배럴로 미국이 143일동안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양이다. 대통령이 전략비축유의 긴급 방출을 명령하면 미국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를 매입하거나 빌릴 미 석유업체를 선정하고, 13일내에 석유 공급을 시작할 준비를 하게 된다.

국제유가는 이처럼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 등 국제적인 공급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파괴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얼마나 빨리 복구되느냐에 달려있다. 이와 관련, 아람코는 "수일내 망가진 정유시설중 3분의 1 가량은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대응 가능성도 국제유가의 급변을 가져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날까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며, 군사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던 미국측은 차츰 완화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란과의 무력 충돌을 경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만에 "이란과의 전쟁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살만 빈 하마드 알-칼리파 바레인 왕국 왕세자와의 회담중 취재진에게 "내가 전쟁을 원하는가? 나는 그 누구와의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군대 파견을 기피하는 트럼프의 성향에 따라 이란이 개입했다는 분명한 물증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반발을 감수하면서 이란과의 무력충돌을 벌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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