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애틀란타 한인교민들, 현대글로비스 선박 생존자 구출의 숨은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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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애틀란타 한인교민들, 현대글로비스 선박 생존자 구출의 숨은 영웅들
  •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 승인 2019.09.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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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레이호 생존자 구출작전에 한인 자원봉사자 맹활약
USCG구조팀, 실종 생존자 소통위해 한인교민에 도움 요청
김우식 장로, 김철식 선교사 부부, 김영출 한인회장등 봉사자 나서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Thank you!” 마지막으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이 절단된 구멍을 통해 사다리를 밟고 올라와, 밝은 표정으로 미국 해안경비대원들을 향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로써 이번 주초 한국과 미국은 물론 온 지구촌의 가족들을 가슴 조리게 했던 '골든 레이'호 선원 구조작업은 전원이 구조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는 지난 9일 저녁 6시께(현지시간) “골든 레이호에 있던 마지막 선원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미국 해안경비대 구조팀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즉각 출동, 신속한 구조작업을 펼쳐 선원 전원을 모두 구조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약 40시간 만이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인 골든 레이호는 지난 8일 새벽 조지아주 브런즈윅(Brunswick)항 인근에서 선체가 80도 가량 기울어지며 전도됐다. 탑승자 24명 가운데 한국인 6명을 포함한 20명은 사고 직후 곧 구조했으나  4명은 실종됐다. 

미 해안경비대원과 구조요원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골든레이호에 갇혔다가 마지막으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구조작전에는 보이지 않는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값진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미 해안경비대원과 구조요원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골든레이호에 갇혔다가 마지막으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구조작전에는 보이지 않는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값진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브런즈윅은 조지아의 주요 항구이자, 미국에서 제조된 현대와 기아 등 한국산 자동차를 미 전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통로이다. USCG는 그후 12시간 가량의 사투를 통해 실종 한국인 선원 4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해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어떻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었을까? 
이는 USCG의 노련하고 체계적인 구조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일처럼 생업을 잠시 내려놓고 구조작업 에 적극 나선 한인 자원봉사자들의 도움도 컸다.

USGC는사고가 접수되자 즉각 브런즈윅에 위치한  엠버시 스위스 호텔에 구조대책본부를 설치했다. 모든 절차는 메뉴얼에 따라 신속, 정확하게 진행됐다. 한결 같이 노련한 베테랑들이다.구조팀은 생존자 뿐만 아니라 이들을 구하는 구조대원의 안전까지 고려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와 함께 상황 진행에 따라 언론에 브리핑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렸다.

한인 자원봉사자 도움받아 생존자와 소통

구조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실종된 4명이 문제였다. 하지만 구조팀은 서두르지 않았다. 우선 안전을 유지했다. 구조요원들은 선체안정이 가능해진 8일 오후 6시30분경 처음으로 구조 신호를 보냈다. 두 차례 신호를 보냈는데, 모두 응답 신호가 되돌아왔다.  

이들은 내부 선원들이 응답 신호음을 보냈다는 사실을 근거로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때부터 실종자를 위한 구조작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구조팀 관계자는 현지에서 구조작업을 돕던 한인 봉사자들을 급히 찾았다. 한국인 생존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생존자 구조란 목표를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한다는 미국인들의 실용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에서 파견된 대책반은 구조팀과 한인 생존자를 연결하는 소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대글로비스외에도 많은 교민들이 자원 봉사에 참여했다.

이들 가운데는 김우식 장로와 김철식 선교사 부부도 있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김 선교사 부부는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자동차로 4시간이 걸리는 사고현장으로 달려와 구조대원들과 끝까지 함께했다. 

생존자 구출 한인 영웅들... '김우식, 김철식부부 그리고 김영출...'

김영출 잭슨빌 한인회장 일행도 구조된 선원의 점심식사를 준비해 사건 현장을 찾았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사고가 발생하자 즉각 구조대책본부가 있는 앰버시 스위스 호텔에 사고대책반을 설치, 가동했다.

한인봉사자들은 구조로 바쁜 와중에서도 틈틈히 자신들의 SNS를 통해 현지 상황들을 지인들에게 알렸다. 미주교민들은 실시간 들어오는 SNS로 전달되는 소식을 들으며, 이들의 안전을 위해 걱정하고 기도했다.  실제 많은 단체 카톡방들은 골든 레이호 한국인 선원 구조 소식으로 도배를 했다. 이 때만큼은 모든 미주 한인들이 한마음이 됐다.

애틀랜타 교민들은 USCG 패이스북에 들어가 수고해준 구조대원들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구조대원들도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SNS의 순기능을 보는 순간이다.

김철식 선교사는 한 애틀랜타 한인단체의 카톡방을 통해 “(골든 레이호의) 선장을 비롯해 필리핀 선원들도 (자신들이 무사히 구조된 것이) 한인교민들의 기도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선원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지만 아직 사건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USCG는 “이제 작전은 환경보호로 전환됐다”며 가능하면 빨리 선체를 인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권영일 미국 애틀랜타 통신원은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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