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마윈, 박수칠 때 알리바바 'Log-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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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마윈, 박수칠 때 알리바바 'Log-out'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9.09.1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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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마윈, 통찰력·용병술 귀재…악어로 상어 삼켜
알리바바, 2014년 美 상장…글로벌 무대 성공 데뷔
18명 창업 알리바바, 올 3월 기준 임직원 10만명 넘어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연합뉴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글로벌 IT(정보통신)업계의 거인 마윈(馬雲·55)이 알리바바 창업 20주년을 맞은 10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이제 교육 중심의 자선 사업 분야에 도전해 인생 두 번째 ‘신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마윈 회장은 이미 스스로 물러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주주와 사원에 보내는 메일을 통해 “인간의 능력과 에너지에는 육체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누구도 회장과 CEO 직책을 영원히 감당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는) 쫓고 싶은 꿈이 아직도 많다”며 “교육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며 “행복한 마음에 가슴이 뛴다”고 덧붙였다.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전격 선언하고, 1년 전부터 보유 주식 지분을 낮췄다. 이어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신이 지명한 장융(張勇) CEO(최고경영자) 중심의 새 판을 짠 셈이다.

◆‘작은 거인’ 마윈, 시대 초월 통찰력으로 ‘글로벌 알리바바’ 완성

알리바바는 현재 14억 중국인의 생활에서 하루도 없어선 안 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시가총액은 4600억달러로 한화로 환산했을 때 약 549조원에 달한다. 20년 전 창업했을 당시 자본금이 50만위안(약 83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胡潤) 집계 기준에 따르면 마윈 회장과 가족들의 재산은 390억달러(약 47조원)로 중국내 최고 부자다.

영어 강사로 일하던 마윈 회장이 전공(항저우사범대 졸업)과 거리가 먼 IT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일까.

재계에서는 탁월한 통찰력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20년 전 중국은 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시기였다. 그는 해당 산업이 만들어낼 혁명에 주목해 동료 17명과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의 초기 사업은 현지 중소기업들이 해외 고객들로부터 쉽게 주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기업 대 기업(B2B) 거래였다. 이후 인터넷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알리바바는 2003년 기업 대 소비자(B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로 사업 중심을 옮겼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베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다. 이에 마윈 회장은 입점 상인들로부터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했다. 여기에 2004년 내놓은 전자결제 플랫폼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가 타오바오와 시너지를 발휘하자 중국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알리바바의 폭풍 성장에 밀린 이베이는 결국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마윈 회장이 당시 남긴 “이베이가 대양의 상어일지 몰라도 나는 장강의 악어”라는 명언은 지금도 스타트업계에서 회자된다.

마윈 회장은 ‘대륙정복’에 멈추지 않고, 세계무대로 눈을 돌린다. 지난 2014년 알리바바를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것이다.

이로써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를 아마존, 구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인들의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알리바바의 위상을 방증한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매출액은 3453억위안(57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20년 전 마윈 회장을 포함해 18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은 지난 3월 말 기준 10만1958명까지 늘었다. 사업영토 역시 전자상거래를 넘어 허마셴성을 앞세운 신유통, 금융, 클라우드, AI 반도체 제작, 영화 등으로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마윈, 용병술·인내심으로 알리바바 시대 열어

마윈 회장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인재를 중시하는 용병술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라는 말은 마윈 회장의 리더십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2015년부터 알리바바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장융 CEO는 공동 창업자가 아닌 마윈 회장이 직접 외부에서 수혈해 온 인물이다. 그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상하이 사무소, 중국 게임회사에서 재무책임자 등으로 일했다.

장융 CEO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못지않은 쇼핑축제 ‘독신자의 날’(11월11일) 이벤트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더불어 타오바오가 가짜 상품으로 골머리를 앓자 가격이 비싸도 ‘진품인증’을 받은 고급 상품만 다루는 별도의 인터넷쇼핑몰 ‘티몰(天猫)’을 론칭해 성공시켰다.

마윈 회장에게는 장성한 아들이 있었지만, 외부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마윈 회장은 6%대의 알리바바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은퇴는 아니다”며 “오는 2020년 주주총회 때까지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 전부터 장융 CEO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경영 일선 퇴진이 알리바바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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