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트렌드] 혼자라서 외롭지 않냐구요? 여백있는 혼라이프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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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트렌드] 혼자라서 외롭지 않냐구요? 여백있는 혼라이프족 급증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19.09.14 20: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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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1인 가구 의식주 트렌드를 바꾸다
2018년 말 현재 전체 가구 30%가 1인 가구
주거비 부담, 고독사 등에 사회적 관심 필요
혼라이프 SUV를 표방하는 베뉴의 광고 컷. 사진=현대자동차 캡쳐
혼라이프 SUV를 표방하는 베뉴의 광고 컷. 사진=현대자동차 캡쳐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누구에겐 명절, 누구에겐 노동절. 누구에겐 반가운 친척이지만 누구에겐 나의 약점만 콕콕 찌르는 천적. 명절에 임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각기 다르다.

3대가 둘러 앉아 송편을 빚는 그림도 TV에서나 볼 수 있고 대가족, 아니 핵가족이란 단어 조차 낯설다. 이제는 '1인 가구'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 혹은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로 불리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차지하는 비율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인 가구 비중은 약 29%이며  1인가구수는 585만 가구에 육박한다. (2018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신의 취향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 상승, 비혼(非婚)과 이혼율 증가, 고령화 가속화 등으로 만들어진 가구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을 미루거나 비혼을 선언한 2030세대, 이혼과 졸혼을 선택한 5060세대, 홀로 남은 저소득 노년층 까지 각자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증가는 폭발적이다.

 

◆ 1인 가구, '衣·食 ·住' 트렌드를 바꾸다

최근 론칭한 혼라이프 SUV '베뉴'는 1인 가구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이야기한다.

혼라이프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 광고에는 가족 대신 반려묘가 등장하고 미니멀하고 심플한 라이프를 즐기는 그러나 때로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침대에서 짜장 라면을 먹는 모습 등이 그려진다. 그리고 소형 SUV지만 반려견 전용 카 시트, 안전벨트 등 '펫 커스터마이징(pet customizing)' 을 홍보한다. 혼라이프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으로 한 SUV다.

반려견 전용 카 시트, 세이프티 벨트 등 펫 커스터마이징 SUV 베뉴.사진=현대자동차
반려견 전용 카 시트, 세이프티 벨트 등 펫 커스터마이징 SUV 베뉴.사진=현대자동차

 

1인가구 트렌드가 산업 전반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며 업계에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의식주 중에 가장 변화가 뚜렷한 분야는 먹거리. HMR (가정간편식, Home Meal Replacement)은 이미 우리 식탁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과거 HMR은 냉동식품, 카레, 통조림 등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품목도 다양하고 퀄리티도 뛰어나다. 간편식은 이제 차례상에도 놓여지게 됐다. 편육, 잡채, 전 등 제수용 HMR 제품은 명절 준비의 수고를 덜어준다.  

 

 

다양한 과일을 셋트로 구성한 현대백화점 선물세트와 반려견 동결 건조 간식세트.사진=현대백화점,신세계
다양한 과일을 셋트로 구성한 현대백화점 선물세트와 반려견 동결 건조 간식세트.사진=현대백화점,신세계

유통 업계가 준비한  올해 추석 선물도 트렌드에 맞춘 구성이다. 실속있는 구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는 참치와 햄 등과 더불어 소용량, 간편식 등이 눈에 띤다. 

현대백화점은 과일 한가지 대신 여러가지를 담은 과일 선물세트를,  세븐일레븐은 추석 선물로 밀키트 (meal kit, 반조리 간편식)세트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펫팸족(Pet+Family,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지내는 사람들)  1천만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위한 선물세트도 출시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다운 사이징 열풍이다. 미니 생수, 미니 스낵 등 미니제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소용량 음료수는 한 번에 마시기 부담스러워하는 어린이 및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기획됐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칠성사이다 미니’와 ‘펩시콜라 미니’, ‘아이시스’ 200ml  등은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세.

 

소용량 탄산음료와 생수. 사진=롯데칠성주류
소용량 탄산음료와 생수. 사진=롯데칠성주류

한 번 개봉하여 마실 수 있는 적당한 용량, 편리한 휴대성 등의 소비자 기호에 맞춘 소용량 제품은 음료수 뿐만 아니라 주류에도 적용되고 있다. 레드와인 1잔 분량인 187ml 용량의 ‘옐로우테일 쉬라즈’ 와인, 250ml 용량의 ‘카스'와 '하이트' 캔 등 혼술족 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라고.


◆주거비 부담, 고독사, 여성 치안 문제...제도적 지원도 필요

명절만 되면 자유로운 솔로 라이프 만큼 부러울 게 없다지만, 1인 가구의 삶은 생각만큼 그리 녹록치 않다. 특히 주거의 문제는 먹고 마시는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다.

1인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높고 최근엔 혼자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적지않은 1인 가구가 '지옥고'를 선택한다.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의 줄임말로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 따복하우스) 등도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고 가산점 등에서 불리하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 쉐어하우스. 여러 명이 한 집에 살면서 거실과 주방 등 일부 생활 공간을 공유(share) 하는 주거 형태로 일본, 유럽 등 1인가구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로 도심에서 살 수 있으며 원룸이나 고시원보다 치안유지가 잘되는 장점으로 쉐어하우스 세입자의 70%는 '여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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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어하우스에 거주하는 2030세대의 생활을 그린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사진=JTBC

1인 가구는 여럿이 사는 다인(多人) 가구와 비교했을 때 소득, 교육 및 건강 상황 등에 모두 취약한 편이라고 한다. 가족이 함께 부담할 수 있는 부분을 혼자 책임져야 하니 소홀히 생각하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잘못된 생활 습관 등은 향후 10~20년 뒤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독거노인 뿐만 아니라 홀로 사는 4,50 대에게도 고독사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불행의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마다 묘안을 내놓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서울시는 독거노인 안전과 건강관리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센서기기' 보급을 지난해 2800대에 이어 올해 2200대를 추가해 총 5000대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IoT 센서가 독거노인의 움직임과 온도·습도·조도 등을 감지해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을 하는 것으로  오는 2022년까지 해당 IoT센서를 1만2500대 설치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역시 지난 7월부터 1인 가구 고독사를 예방하는 ‘모바일 안심 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독사 위험 가구 대상자들의 휴대폰이나 유선전화를 통신사와 연계, 일정 기간 수신과 발신 등 통신 이력이 없거나 장시간 전원이 꺼져 있을 경우 담당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안부 확인 알림이 통보되는 서비스다.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진=milk 1009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진=milk 1009

 

2012년부터 수익금 10%를 기부하여 '우유안부캠페인'을 후원해 온 '배달의민족'은 '골드만삭스'와 함께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의 설립에 참여했다.

'우유안부 캠페인'은 매일 우유를 배달하여 우유가 쌓이면 주민센터에 연락, 혹시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운동이다. 현재 서울시 12개 구의 독거노인 1,600 호에 우유로 안부를 묻고 있으며 '매일유업', '건국우유',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LUSH' 등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혼라이프를 누리는 만큼 감수해야하는 부분도 있지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같은 문제들은 결국 지역 커뮤니티와 지자체의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한다. 또한 1인 가구원들 스스로도 고립감과 소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웃과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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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 2019-09-16 00:22:57
1인 가구와 관련해서 트렌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 얻고 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