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간장·콜라에 투명 화장품까지...'...日서 뜨는 이색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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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간장·콜라에 투명 화장품까지...'...日서 뜨는 이색 상품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9.10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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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친환경 트렌드와 밀접...화학제품, 인공색소에 대한 거부감 반영
KOTRA 일본 도쿄무역관
훈도다이사의 '투명간장' 사진=훈도다이 홈페이지 영상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일본에서 ‘투명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특히 고정관념을 깨는 투명 신상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올해로 창업 150주년을 맞은 일본 구마모토의 간장 메이커 '훈도다이'가 올 2월 물처럼 투명한 간장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간장은 검은색'이라는 기존 상식을 바꾸어 화제가 됐다.

일본에 있는 간장 제조업체 약 1500개사는 각 지방의 특색에 맞는 간장을 만들고 있지만, 기존의 맛을 살리면서 투명색으로 내놓은 것은 훈도다이사가 처음이다.

기존 간장은 밀과 대두를 1:1의 비율로 섞어 만들지만, 투명색 간장은 밀과 대두를 9:1의 비율로 섞어 만든다. 투명 간장을 제조할 때 다른 색소나 화학 제품을 첨가하지 않는다.

◆ 색소나 화학제품 없는 투명간장

투명 간장의 장점은 기존 검은색 간장과 달리 어떤 요리에 첨가해도 색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재료의 색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음식을 조리하거나 먹으면서 옷에 묻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곳곳에 얼룩이 생길 걱정 없이 간장을 사용할 수 있다. 

투명 음료도 인기다. 식품 데이터분석 전문업체 KSP-POS에 따르면, 투명청량음료 매출액은 지난해 5월에 투명 홍차·커피가 판매된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곧이어 6월에 발매된 투명 콜라 '코카콜라 클리어' 또한 폭발적인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코카콜라 브랜드 담당자는 “보통 여름에 500만명 정도가 탄산음료를 즐기는데 작년 여름에는 투명 콜라 덕분에 그 수가 1000만 명으로 늘어났다”며 “올 여름에도 ‘코카콜라 클리어 라임’을 기간 한정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투명 콜라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업무 중 색이 있는 주스 등을 마시지 않는 일본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산토리(SUNTORY)의 무알코올 맥주 'ALL FREE' 또한 투명색으로 회의 중이나 업무 중에도 가볍게 마실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투명’ 키워드는 식품 이외의 분야에서도 통한다. 루시알터디잔인(LUCY ALTER DESIGN)사에서 디자인한 투명 찻주전자는 '궁극의 심플한 차 끓이기'라는 콘셉트로 투명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내구성도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호평 받는 센차도의 '투명 찻주전자' 사진=센차도 홈페이지

일본에서 찻주전자가 사용되기 시작한 1756년 이후 약 260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한 것인데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추어 1인용 사이즈도 개발해 인기를 얻고 있다.

'투명 찻주전자'는 일본차 그대로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지난해 독일의 'Red Dot Award : Product Design 2018'에서 세계 최고의 디자인상을, 같은 해 일본에서도 'Good Design Award 2018'의 굿디자인상을 수상했다.

‘투명’ 화장품도 뜨고 있다. 일본의 미용 전문 사이트 @cosme가 유저들의 후기 등을 분석해 지난 6월 18일 발표한 '화장품 키워드 2019'의 상반기 키워드 상위 6개 중 2개가 투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랑콤(LANCOME)사의 투명 메이크업베이스 크림 'UV EXPERT TONE UP'은 2019년 상반기 메이크업베이스 신상품 부문과 베스트 히트상품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투명 제품의 인기를 증명했다.

◆ 투명 화장품, 청결감과 산뜻함으로 인기

투명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투명한 느낌이 주는 청결감과 산뜻함, 화학 색소가 들어가지 않아 피부 트러블이 적어진다는 점 등이 꼽힌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도 투명함이 주는 청결감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 분야에서 비치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시어소재나 클리어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투명트렌드와 연관성이 높다.

‘투명’ 붐을 타고 투명한 '자외선 차단필름'의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화학 대기업 도레이(TORAY)는 기존 자외선 차단필름에 비해 훨씬 얇은 막에 자외선 차단율 99.99%를 자랑하는 자외선 차단필름 '필름 PICASUS(R)UV'을 개발했다.

자외선 차단율 99.99% 투명필름 'TORAY PICASUSⓇUV' 사진=도레이 홈페이지

이 필름은 투명성을 유지해 400 나노미터 수준의 자외선 영역까지 차단 가능하다. 0.13 나노미터의 매우 얇은 층이 수백~수천 겹으로 포개져 있기 때문에, 얇은 두께임에도 높은 자외선 차단율을 자랑한다.

TV나 스마트폰 등에 주로 사용되는 OLED는 수분이나 열, 특히 400 나노미터 근방의 자외선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 자외선 차단필름을 통해 내구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OLED 외에도 자동차, 건축자재, 농업, 전자재료, 의약품 특수포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인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KOTRA 도쿄무역관은 “투명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자연주의'나 '친환경' 니즈와 더불어 화학제품 및 인공색소를 꺼리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투명함 자체가 주는 청결함, 자연적인 느낌 또한 선호의 이유이므로 앞으로도 투명 제품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작성자 다카하시요시에 )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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