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France' 내세워 자국기업 유턴 꾀하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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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France' 내세워 자국기업 유턴 꾀하는 프랑스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9.09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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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화를 통해 자국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프랑스산 애용 운동도 병행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
Made in France 전시회 로고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프랑스가 ‘Made in France’가 주는 혜택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국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 제조업의 본국 회귀) 유도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이나 서비스 기능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리쇼어링은 금융위기 이후 고용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제조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원정책이 등장하는 추세다.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프랑스가 리쇼어링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에 나선 것은 2009년 사르코지 대통령 집권 당시, 내수경기 활성화 및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생산제품의 원산지를 표기하는 ‘Made in france’ 정책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이에 발맞춰 2011년 5월 프랑스 국회는 ‘Origine France Garantie’ 인증 제도를 공식 발표해 시행했다. ‘Origine France Garantie’ 인증제도는 ▲자국 생산제품 보호 ▲소비자에게 제품 원산지 정보 제공 ▲프랑스산 제품의 수출촉진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인증을 받으려면 제품 단가의 50~100%가 프랑스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제품의 주요 구성요소는 프랑스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매거진에 등장한 프랑스 장관

◆ 국가 브랜드화에 앞장서는 프랑스

인증 제도와 별개로 프랑스 정부는 ‘Made in France’ 브랜드화에 앞장 섰다.  산업부 장관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옷과 프랑스 산 제품을 들고 주요 매체에 등장해 국민들에게 프랑스산 제품의 질을 홍보하며 애용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2013년부터 국가 브랜드 홍보를 위해 오직 프랑스산 제품만 선보일 수 있는 전시회인 'Made in France'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 전시회에는 올해 4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의류·액세서리, 인테리어 용품·가구, 가공식품·건강보조식품, 어린이 용품 등 주요 생활 소비재용품을 선보였다.

프랑스산 제품 생산기업을 후원하는 경연대회인 ‘Assises du Produire en France’도 201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이 대회에는 Origine France Garantie 인증을 충족할 수 있는 제품생산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최종 우승자에게는 제품을 실제로 생산할 수 있도록 2만 유로의 지원금도 지급한다.

경제부 장관도 해마다 이 행사에 참가하여 프랑스산 제품을 만드는 기업창업을 강조하고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Assises du Produire en France 로고

◆ 기업들도 경영상 판단하에 리쇼어링에 적극적

프랑스 기업들도 단순한 애국심이 아닌 스마트 경영전략 차원에서 리쇼어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산을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생산비용이 비싸지게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건비는 매년 약 20%정도 오르고 있으며 생산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물류 비용도 증가 추세에 있다.

패션, 데코레이션, 장신구 등 많은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기호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에 내놓은 제품의 교체주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아시아, 동유럽에서 주로 운영하는 대량 생산 공장에서는 이러한 트랜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소비자들은  값싼 제품을 많이 사기보다는 비싸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사는 방향으로 변하는 추세이며 점점 더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상품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리쇼어링 사례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차 브랜드 ‘Kusmi’가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및 모로코에 공장을 운영하던 Kusmi는 프랑스 항구도시 아브르(Havre)로 자사 공장을 이전했다.

Kusmi tea

제품의 질 향상과 공장 기계화라는 이노베이션을 통해 ‘100% 프랑스산'이라는 명품 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매출액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 회사의 디렉터인 실방은 “공장 기계화를 도입하여 노르망디 지역으로 돌아온 덕분에 지금은 모로코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루마니아의 공장을 프랑스로 옮긴 볼레(Volet)사의 크리스토퍼는 “프랑스로 돌아온 덕에 우리 기업은 시장 반응에 보다 유동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리쇼어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엘 무호드 파리 듀팡대 경제학 교수 는 “리쇼어링을 통해 불량품 재처리, 장거리 물류운송 리스크, 물품 보관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숨겨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ssises du Produire en France의 이브 제고는 “화장품이나 농산물 섬유 제품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프랑스산 제품이 갖는 경쟁우위를 강조했다.

 

● 이 기사는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작성자 박세화)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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