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주가 반등…증권가 “실적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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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주가 반등…증권가 “실적 확인해야”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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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수출 성장세에 급등
낙폭과대株 평가…투심 개선
“아직 실적 낙관 어려워”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매장과 LG생활건강 후 매장(위부터). 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매장과 LG생활건강 후 매장(위부터).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여름 기간 맥을 못추던 화장품주(株)가 뒤늦게 반등하고 있다. 여름철 면세점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화장품업체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덕분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실적을 확인하기 전까지 화장품업종에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서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3000원(2.2%) 오른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7.3%나 상승했다. 아모레G 역시 전날보다 2100원(3.43%) 뛴 6만3400원에 마감, 같은 기간 7.4% 올랐다. LG생활건강의 경우 9일 지난달 말보다 5.3% 오른 124만2000원에 장을 끝냈다.

◆ 상반기 낙폭 과대…호재에 민감해진 화장품株

화장품주가 반등에 나선 건 주요 제품 유통경로인 면세점 성장세가 두드러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조사 결과 지난 7월 면세점 판매액은 2조149억원으로 1년 전(1조5090억원)보다 33.5% 증가했다. 또 올 3월(2조1656억원)과 5월(2조861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지난달에도 면세점 성장세는 계속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을 앞두고 고가브랜드를 중심으로 선물 수요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더불어 지난해 8월의 경우 판매액이 1조6782억원에 불과, 기저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수출 부진 속에 화장품 수출 규모가 늘어난 점도 화장품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5억1900만달러로 지난해 8월(5억1300억달러) 대비 1.1% 늘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수출액이 1억8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불었다.

이같은 소식들이 국내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화장품주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간 화장품주의 하락폭이 컸던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고 주가가 빠르게 반등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전에는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에도 팔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작은 호재만 있으면 사려고 한다”며 “그만큼 화장품주가 저평가 돼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아모레퍼시픽, 중국‧내수 브랜드 경쟁력 회복 관건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화장품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면세점 매출‧화장품 수출 증가만으로 실적 개선을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 요소뿐 아니라 중국 현지와 내수 시장 매출이 가시화해야 실적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화장품주 상승은 뚜렷한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투자심리 개선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는 금세 힘을 잃을 수 있다.

전 연구원은 “면세점 호조가 중국 현지 수요 회복에 따른 추세적 흐름이라면 화장품업종 전반적으로 리레이팅(재평가)이 가능하다”면서도 “그 전까지는 철저한 실적 위주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투자를 확대한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선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들어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면세점 매출 성장률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법인과 아리따움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경로 매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하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선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은 면세점 판매 회복과 지난해 기저효과에 힘입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마케팅비 감소로 인한 증익은 큰 의미가 없고 실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려면 국내‧외 브랜드 경쟁력을 상징하는 면세점과 중국 법인, 아리따움의 매출 회복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달 면세점 매출이 1년 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며 “그러나 실제 펀더멘털의 변화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경로와 중국 현지에서 매출이 늘어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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