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1200원선 내려온’ 원‧달러 환율…하락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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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1200원선 내려온’ 원‧달러 환율…하락세 이어질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9.08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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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1200선 아래로…대외 불안 요인 안정
하락세 이어지려면 대외 불확실성 해소 계속돼야
다만 미·중 무역분쟁 불안 여전...하단 제한될 수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협상 소식이 전해진 데다 홍콩 대규모 시위,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등 대외 불안 요인들이 안정을 찾은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들 불안 요인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196.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친 건 지난달 2일(1198.0원) 이후 약 한달 만이다.

◆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해소 계속돼야

그간 ‘강(强) 달러’를 촉발했던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동시에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멈췄다. 먼저 지난 1일 상호 추가 관세부과 이후 협상 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던 미‧중이 나흘 만에 다음달 초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홍콩정부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지난 4일 공식 발표한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홍콩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위안화와 위안화와 연동된 원화의 약세 압력이 주춤했다.

이 가운데 영국 하원이 지난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법’, 일명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방지 법안을 가결,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케 했던 노 딜 브렉시트에 대안 우려가 줄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화 대비 유로‧파운드화가 가치가 강세로 돌아섰고 원·달러의 상승 압력이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계속되려면 앞으로도 이들 불안 요인들의 변동성이 완화돼야 한다.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고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가진 선진국 통화와 달리 신흥국 통화는 불확실성 확대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자본 유출 우려로 가치가 하락한다.

◆ 원‧달러 환율 추세적 하락 어려울 수도

현재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탓이다. 아직 구체적인 무역협상 내용이 가시화 하지 않은 데다 그간 무역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이번 회담도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경우 다음달 1일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가 예정된 가운데 같은날 건국 70주년 기념일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고려하면 양국 간 긴장 관계는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양보하지 않는다면 양국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양국의 의견 차는 여전하고 다음달 국경절 전후로 중국 정부는 내부 결속을 위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분쟁 외에도 노 딜 브렉시트, 홍콩 대규모 시위 관련 불안감도 지속될 수 있다.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봉합됐지만 해소되지 않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미‧중 무역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데다 EU의 브렉시트 연기안 거절 가능성, 송환법 철회 이후 홍콩 시위 지속 등을 고려하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 원‧달러 환율 1100원대 중후반도 가능

다만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데다 하반기 국내 수출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7월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이후 관련 우려가 원‧달러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으나 실질적인 수출 차질이 나타나지 않아 원화 가치가 일부 회복될 전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금융환경 개선, 계절적 무역흑자 확대 등 수급적 요인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한다”며 “현재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 가치는 대략 10% 내외 저평가된 상태로 다음달 미‧중 무역협상을 계기로 무역분쟁이 완화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중후반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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