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배당 소득 큰 폭 증가
중국 관광객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 폭 개선
제품 수출은 여전히 하락세...세계 교역량 감소 영향 커
[오피니언뉴스=임정빈 기자] 지난 7월 경상수지가 69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93억5000만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내국인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배당 소득이 크게 늘어난데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상품수지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여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올 들어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한국은행은 5일 ‘2019년 7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고 7월 경상수지는 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85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8.7% 줄어들었으나 올 들어 상품수지 하락세를 감안하면 환율과 서비스업 수지 개선 등으로 흑자 폭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 동월 107억 9000만달러에서 61억 9000만달러로 줄었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에 힘입어 적자규모가 전년 동월 30억 9000만달러에서 16억 7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이처럼 7월 경상수지 흑자가 개선된 건 본원소득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 중 투자소득수지가 역대 최대인 30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 중 배당 소득 수입은 28억9000만 달러로 역대 세 번째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법인이 지난 7월 일시에 큰 규모의 배당금을 국내로 송금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중국인 관광객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이전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외 관광객 수가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전의 기조적인 중국인 입국자수 50만명을 기준으로 회복 여부를 판단할 때, 지난 5월 중국인 입국자수는 2017년 3월 이후 처음 50만명을 넘어선 이후 7월에도 흐름이 이어졌다”며 “사드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인 입국자수도 2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아울러 이자소득수입이 1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늘면서 해외채권투자가 급증한 영향도 반영됐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채권투자 잔액은 올해 6월 말 2157억달러로 불과 3년여 전인 2015년말(810억달러)보다 2.7배로 늘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에선 7월 중 65억5000만달러 규모로 순자산이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99억 7000만달로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48억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는 세계 교역량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크게 줄고 있지만 나머지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이 개선돼 그 감소폭을 상쇄하고 있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경상수지 자체가 급감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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