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中 충돌은 전 세계에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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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美中 충돌은 전 세계에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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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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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관련 없다, 위안화 절하 안해"... 美 정재계는 시진핑 면전에서 "중국 불공정" 압박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양국 모두에, 또 넓게 보면 전 세계에 재앙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양국이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첫 방문지인 시애틀의 웨스틴 호텔에서 만찬 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이해와 신뢰는 깊어지고 소원함과 의혹은 줄어들기를 원한다"며 "중국은 결코 패권(헤게모니)과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시애틀 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AFP=연합뉴스

 

이는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시 주석이 천명한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당시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 병력 30만명 감축을 선언하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소개로 연설에 나선 시 주석은 '신형 대국관계'라는 미·중 양국의 새로운 발전관계 모델을 추구하기 위한 4가지 구상도 내놨다.

그는 ▲양국이 서로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고 ▲서로 '윈윈'하는 협력 관계로 나아가며 ▲서로의 차이점을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다루면서 공동 기반을 찾고 ▲인적 교환을 늘려나감으로써 양국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의 해킹 의혹 등과 관련해 "중국은 해킹에 연관돼 있지 않고, 해킹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는 "중국은 사이버 안보의 견고한 수호자로서 사이버 범죄와 싸우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미국과 긴밀히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력을 제안했다. 이어 "상업적 사이버 절도와 정부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해킹 모두 국제조약에 따라 처벌돼야 할 범죄"라며 "국제사회는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평화적이고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중국의 빈곤상, 그리고 빠른 경제성장으로 이런 가난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언급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적극적인 경제발전 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그는 "중국 정부는 시장을 안정시키고 시장의 패닉을 억제해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이제 중국 증시는 자체 회복·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낙관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즉 '환율전쟁'에 반대한다"며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중심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미국이 추진하는 양자투자협정(BIT)을 가능한 한 빨리 결론짓는 것을 이번 방문의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만찬에 앞서 워싱턴, 캘리포니아, 미시간, 아이오와, 오리건 등 5개 주 주지사들과 만나 기후변화에 대응해 청정에너지 기술산업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2013년 3월 중국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래 두번째, 국빈 자격으로는 처음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미국 서부시간)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워싱턴주 시애틀 북쪽 에버렛 페인필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와 게리 로크 전 워싱턴 주지사 겸 전 주중 미국대사, 에드 머레이 시애틀 시장 등이 영접을 나왔다.

시 주석은 도착성명에서 "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심도깊은 의견을 교환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미국 방문이 결실을 이뤄내고 미·중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시애틀에서 팀 쿡 애플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등 양국 정보기술 업계 CEO들이 참석하는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24일 워싱턴DC로 향할 예정이다.

 

美 정부-기업, 시진핑 환영 만찬에서 "중국 시장 불공정" 불만 쏟아내

그러나 미국 정부와 산업계는 이날 시 주석 면전에서 중국에 대한 불만을 봇물 터뜨리듯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기업 대표들을 만나 중국의 기업 환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보복 때문에 불이익 우려에도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서 문제가 있으면 미국 정부가 도와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업인들에게 당부했고, 이처럼 시 주석의 방미를 겨냥한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이 뚜렷해지자 경제관료들과 기업인 등은 '공조' 체제로 비판을 준비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정재계 인사 650여명이 참석한 환영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만찬 연설로 공세를 주도한 페니 프리츠커 미국 상무부 장관은 "투명하지 않은 법과 규제, 변덕스러운 지적재산권 보호, 차별적 정책 때문에 우리 정부와 기업은 계속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츠커 장관은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중국에는 여러 분야에 걸쳐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존 프리시 미중기업협의회 회장은 "중국의 야심찬 경제개혁이 3년차에 들어갔으나, 미국 기업이 느끼기에는 여전히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많은 분야에서 아직 진입장벽을 철폐하지 않았고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골적 어조로 중국의 기업 환경을 비난했다. 그는 무역, 인권, 기후변화, 보건 등 여러 논제가 있겠지만 중국의 산업정보 해킹에 대한 강력 규제도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사이버 도둑질을 자제할 자신이 없으면 계속 성장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미중관계위원회와 미중기업협의회 등이 주최한 이날 만찬 행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정·재계 인사 6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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