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美 대학·기업의 최대 화두는 '교육 4.0'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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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美 대학·기업의 최대 화두는 '교육 4.0'②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8.29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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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 통해 미래의 인재 육성하는 글로벌 기업...미래 교육 지향점은 '인간학'
KOTRA 미국 워싱턴무역관
 테슬라의 자동차 테크니션 견습생 프로그램(START). 자료=Tesla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를 키우기 위한 기업체와 대학의 산학 연계 교육혁신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전기차 선도기업인 테슬라는 미국 내 대학과 협력해 서비스 센터 테크니션 양성을 위한 견습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리오 혼도 칼리지(Rio Hondo College), 뉴욕의 서포크 카운티 칼리지(Suffolk County College),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데이드 칼리지(Miami Dade College), 노스캐롤라이나의 센트럴 피에몽 칼리지(Central Piedmont College) 등 테슬라 거점지역에 소재한 6개 대학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 테슬라 GE 산학협동에 적극 나서다

12주 동안 진행되는 집중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테슬라 정비사 자격증과 학점 인정 외에도 시간당 9.46달러 수당을 지급받는다. 125명의 학생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수료와 동시에 테슬라의 서비스 센터에 고소득 전문직으로 일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GE와 노스이스턴 대학은 지난 2016년 공동으로 3년 과정의 첨단제조업 시스템 관련 속성 학사과정을 신설했다. GE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강사진과 실습 현장을 제공하고 해당 과정을 통해 자사 직원 재교육 기회로 활용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 교육부가 시행한 혁신 파트너십 사업(일명 EQIUP)의 일환으로 론칭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부-대학-기업 간 협력모델로 제시됐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 교육혁신 사업으로 대학과 준교육기관(기업) 간 협력을 통해 차세대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데 ▲콜로라도대학의 Guild Education ▲텍사스주립대학의 MakerSquare, ▲메리허스트 대학의 Epicodus 등 8개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선정 진행됐다.

글로벌 개방형 기업 소프트웨어 공급기업인 레드햇은 보스턴 대학과 함께 ‘Boston University Red Hat Collaboratory’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매사추세츠주 내 다수의 클라우드 컴퓨팅 개발 프로젝트에서 협업한 바 있으며, 그 성과를 인정해 래드햇은 500만 달러의 협력기금을 기탁한 것이다.

양 기관은 향후 5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실용 IT기술 분야에서 상호 리소스를 공유해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 점점 커지는 대체 교육기관의 역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체 교육기관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계 억만장자 자이어 닐(Xavier Niel)은 기존 대학교육의 높은 비용과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새로운 컴퓨터 교육 플랫폼으로 ‘42 Silicon Valley’를 설립했다.

비영리 법인인 42는 혁신적인 개방형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교육기관으로 2013년 프랑스 파리에서 최초 설립된 곳이다. 이후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지사가 설립돼 실리콘밸리 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번창해 현재 등록학생만 4000여 명에 이른다.

42 Silicon Valley 강의실과 토론식 수업. 자료=42 Silicon Valley 홈페이지

3~5년 동안 무상으로 대학 수준의 소프트웨어 공학과 코딩학습을 제공하며 프로젝트 기반, P2P(peer-to-peer) 교습법으로 실용적인 인재를 양성한다. 입학 자격은 18세 이상 성인은 모두 신청 가능하고 4주 동안의 기본 교육 세션을 거쳐 최종 입학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졸업생들은 애플, 우버, 페이스북 등과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인턴십 또는 취업의 기회를 갖게 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코딩 전문 교육기관인 Make School은 2년 과정을 통해 실용 컴퓨터과학 전공 학사학위를 제공한다. 재학생들은 초급 프로그래머로 대우받게 되며 교양, 컴퓨터 과학, 적성개발 등 다채로운 과목을 프로젝트 기반 강의를 통해 학습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육위원회(WASC)는 2017년 비정규 교육기관이 정규 대학과 제휴해 학위를 부여할 수 있는 규정(일명 Incubation Policy)을 신설하면서 Make School은 비정규 교육기관으로는 미국 내 최초로 학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학생들은 졸업 후 학비를 상환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재학 중 학비 지불을 연기할 수 있다. 2년 동안 총 7만 달러에 달하는 학비가 융자되고 졸업 후 연봉의 일정 비율만큼 상환하게 되는데 다만 연봉 6만 달러 이상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 채무가 면제된다.

Make School 강의 전경과 주요 고용파트너 기업. 자료=Make School 홈페이지

◆ 미래 교육 지향점은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한 '인간학'

'Robot-Proof: 인공지능 시대의 대학교육'의 저자 조셉 에이언(Joseph E. Aoun)은 "향후 미국 대학의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지향점은 인문학과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전인교육 모델인 인간학(Humanics)"이라고 제안했다.

로봇, AI 기술과 경쟁해야 하는 미래세대에게 첨단기술 이해와 동시에 인간 고유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간학 학습은 ‘기술(tech)’, ‘데이터(data)’, ‘인간에 대한 문해력(literacy)'이 기초가 돼야 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고유 경쟁력으로 ▲분석적 사고 ▲시스템적 사고 ▲기업가정신 ▲문화적 유연성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 대학들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통섭(Consilience)과 전공 간 융합(Inter-disciplinary)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 등을 증진하는 '소프트 스킬'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대학의 높은 학자금 부담은 교육 4.0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미국 내 높은 학자금 부담이 교육 4.0 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앞서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앞서 다음 세대의 학자금 부담을 줄여 교육 불평등 해소 노력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 학자금 부담 낮추는 게 시급한 과제

WEF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학자금 대출자 4400만 명의 총 대출액은 무려 1조5000억 달러, 1인당 평균은 3만 7000달러에 달한다. 교육비용 부담의 심각성이 크다.

대학들도 재학 중 학자금 지불을 연기하고 졸업 후 취업으로 올리게 되는 소득에 비례해 상환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들도 학생들의 교육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는 추세다. 뉴저지를 포함한 11개주가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학생의 학비 면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9개주는 현재 관련 입법 추진중이다.

독일식 도제제도(Apprenticeship)를 도입하면서 학생들이 학업과 현장실습을 병행하는 동시에 학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도제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행정명령으로 2억 달러 예산을 배정하는 등 연방정부의 정책 지원도 늘리고 있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온라인 과정이 편의성, 소통, 효율성을 높이면서 학생들의 교육비용 부담을 줄이는 중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대중 개방형 온라인과정(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을 통해 졸업생 및 일반인의 평생교육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워싱턴무역관(작성자 이정민)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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