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시민 170만명, 평화 집회로 중국 무력 개입 사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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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시민 170만명, 평화 집회로 중국 무력 개입 사전 차단
  • 홍콩=이지영 통신원
  • 승인 2019.08.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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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최루탄없는 주말...평화시위 극찬"

[홍콩=이지영 통신원] 장대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170만여명의 시민이 시내 한가운데 운집, 인권 침해를 가로막는 법안을 반대하는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18일 저녁(현지시간) 홍콩의 모습이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안)반대 시위가 중국 군대의 개입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또 열렸다.

이날 시위는 홍콩 경찰이 집회 장소로 승인한 시내 빅토리아공원을 중심으로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평화롭게 열렸다. 당초 경찰은 밤 11시까지 집회허가를 냈었는데,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밤 9시께 시위를 마쳤다.

다만 상당수 시민들은 밤 11시까지 집회장소에 남아 송환법 반대 구호 등을 외쳤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송환법안 완전 철회와 독립된 위원회를 구성, 최근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행위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외쳤다. 

빅토리아공원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빗 속에 170만여명의 시민들은 우산을 쓰고 거리 행진을 이어갔지만 경찰과 특별한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 군이 홍콩 부근까지 이동한 가운데 열린 집회는 자칫 폭력시위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었다. 경찰도 이날 시위에선 폭력 진압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홍콩 시민 170만명이 18일 시내 빅토리아 공원에 운집해 벌인 송환법안과 경찰의 강경진압 반대 시위는 빗속에서도 평화롭게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시민 170만명이 18일 시내 빅토리아 공원에 운집해 벌인 송환법안과 경찰의 강경진압 반대 시위는 빗속에서도 평화롭게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현지언론 "최루탄 없는 주말...170만여명의 평화시위 극찬" 

앞서 경찰은 이번 집회를 주최한 민간단체 민간인권전선(民間人權陣線)의 집회 신청을 금지했다. 경찰은 요즘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와 경찰 간 심각한 충돌의 우려 때문에 사회의 안전성을 고려해서 가두시위를 금지하고 빅토리아 공원에서의 집회만 허락했다. 

오후 2시부터 빅토리아 공원에서 집회가 시작되자마자 민간인권전선의 주도자들은 빅토리아 파크를 나와 센트럴로 향해 갔으며 수많은 시민들이 따라갔다. 민간인권전선은 이것은 시위가 아닌 이동식 집회라고 칭하며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에 갑작스럽게 나오자 홍콩 섬의 교통은 마비될 수밖에 없었다. 

이동식 집회는 다른 시민에게 불편을 야기했지만 이동식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밤 9시께 스스로 해산했다. 6월부터 시작된 시위에서 일어났던 시위자과 경찰 충돌 및 경찰 본부나 정부 청사를 포위하는 등의 시위 장면은 이번 집회에 좀처럼 재현되지 않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루탄 없는 주말 (tear gas-free)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시위를 보도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무력 개입의 위험 속에서도 무시하고 당당히 평화적 방법으로 다시 한번 송환법의 완전 철폐와 홍콩시민의 보편적 참정권 보장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 외쳤다.  

쏟아지는 빗속에도 홍콩인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170여만명의 시민들이 18일 홍콩시내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 나와 송환법 완전 철회를 외치며 인권 보호를 위한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토캄와(To Kam Wah)홍콩시민 제보.
쏟아지는 빗속에도 홍콩인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170여만명의 시민들이 18일 홍콩시내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 나와 송환법 완전 철회를 외치며 인권 보호를 위한 시위를 이어갔다. 

중국, 무력 개입 가능성은 

지난 1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보기관은 중국이 홍콩과 인접한 국경 지역으로 군 병력을 이동 했음을 감지했다고 외신을 통해 보도했다. 앞서 중국의 여러 관영 매체들은 홍콩에서 10분이면 도착 가능한 선전(深圳)에서 무장 공안 수천 명이 대규모 진압 훈련과 18일까지 장갑차 500여대가 운집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정부는 홍콩의 끊임없는 시위에 언제든 무력 개입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이번 대형 집회 전날인 지난 17일 수백 명의 중국 무장 경찰이 이미 홍콩에 몰래 들어왔으며 일요일에 있을 시위에 일반 시민처럼 시위대에 잠복할 것이라는 소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퍼졌다. 시위대에 잠복한 무장 경찰은 화염병과 같은 비슷한 무기를 홍콩 경찰에 던져 난투극을 유발해 홍콩이 통제불능에 국면 한다면 중국은 무력 개입의 핑계를 찾을 수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집회 참여한 시민들은 18일 집회는 완전한 평화 시위로 경찰과 충돌을 피해 중국의 무력 개입 도모를 분쇄한다고 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집회가 끝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집회는 대개 평화로웠지만 집회 참여자들로 인해 교통이 마비되어 일반 시민에게 불편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질서가 하루빨리 회복되는 것이며 그 후 정부와 시민간 깊은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하며 집회에 참여한 시민의 촉구 사항에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지난 6월부터 이어져오는 여러 시위에서 시위자와 경찰 충돌 후 캐리 람 행정장관은 줄 곧 시위자의 폭력시위를 비판해왔다. 홍콩 시민들은 이번 수백 만 시민들이 평화적 집회의 촉구를 람 장관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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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팬 2019-08-19 19:01:39
평화롭게 끝나서 너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