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맞춘 청약 전략은...강남권 청약가점 70점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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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맞춘 청약 전략은...강남권 청약가점 70점 넘어야?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8.1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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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시세 대비 70~80% 공급가...내집 마련 호기로 판단, 청약 과열될 수도
위례 당첨가점 50점대...분양가 상한제 실시되면 70점까지 오를 수도
강남권 9억 넘은 아파트, 중도금대출 제한...자금조달 계획 촘촘히
건설사, 규제 후 분양 일정 못 잡아…커지는 밀어내기식 분양 우려
​정부가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키로 함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키로 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9월 8일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연 개포시영 재건축단지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키로 한 방침에 따라 하반기 주택 청약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서울 전역과 세종, 경기 과천, 성남 분당, 하남시와 대구 수성구 등 전국 투기과열지구 31곳의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키로 한 것의 정책 효과는 '태풍급'이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 강화 이유를 '집값 안정'으로 들었다. 투기 및 투자 세력의 신청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기회의 문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청약 확대의 기회를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바라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이후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향후 아파트 청약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약 경쟁 더 가열될 듯....실수요자들 기대반 우려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방침을 두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현재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모두 청약가점제로 당첨자를 정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청약경쟁률과 당첨 가점도 높아질 게 확실시된다. 특히 3040 청·장년층 무주택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만점 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보유 기간(17점)을 토대로 상정된다.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이미 적용 중인 위례신도시 중 올해 분양한 아파트 3곳의 당첨 가점은 84점 만점에 51~82점이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될 경우 주변시세보다 70~80% 낮은 분양가에 호감을 갖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적극 청약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청약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결혼 7년차 직장인 김모(37)씨 부부는 성남 분당지역 56㎡ 전세 아파트에 살면서 지금까지 3차례 청약을 넣었지만 모두 떨어졌다. 그는 아내와 자녀 1명을 부양 중이며 무주택 거주기간과 청약통장 보유 기간은 각각 7년과 10년이다. 그의 청약 가점은 40점이다. 김 씨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지만 청약가점이 낮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마포구에서 배우자 및 초등학생 자녀와 살고 있는 직장인 심모(44)씨는 "최근 몇 년간 아이의 학군 등을 고려해 아내와 강남권으로 이사를 이야기 해 왔다"면서 "지금까지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아니지만 시세보다 싼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청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심 씨의 무주택 거주기간은 14년이며 청약통장 보유 기간은 20년이다. 청약 가점은 50점 중반대인데, 청약이 과열될 경우는 불안한 점수라는게 전문가 예상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청약가점 50점은 자녀 1명과 배우자를 둔 가장이 9년 이상 무주택자로 거주하고 14년 이상 청약통장을 보유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때문에 청약 열기가 달아오를 경우 무주택 거주와 청약통장 보유 기간 등이 상대적으로 길며 현금동원력을 갖춘 이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대를 맞아 실거주를 목표로 자금조달 계획 마련 등 구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 계획 등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 계획 등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은 청약가점 70점은 돼야

다가올 분양가 상한제 시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청약 전략은 어떻게 짜야할까. 

부동산114, 직방 등 민간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들은 서울 강남권 유명 아파트의 경우 청약 가점 70점은 돼야 '안정권'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자금 조달계획도 차분히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는 이번 규제안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대출을 하지 않는 종전 규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가격은 다소 낮아지더라도 아파트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가게 되면 여전히 중도금과 잔금 대출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억원 이상 아파트들이 많은 서울 강남권 등에선 당첨됐을 경우 중도금, 잔금 시기에 맞춘 자금조달을 감안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될 전망이다. 7월 말 기준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9873만원이다. 

의무거주 기간과 전매제한 기간이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도 냉정히 생각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번 대책에서 당첨자의 전매제한 기간이 종전 3~4년에서 5~10년으로 확대됐다.

민간 택지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 미만일 경우 10년, 80~100% 미만은 8년, 100% 이상은 5년간 전매제한을 적용받도록 한 것. 저렴한 분양가에 단기 시세차익 목적으로 청약에 참여한다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현금 동원력이 강한 부동산 투자자들이 계약포기 물량을 '줍줍'하는 건 어려울 거란 얘기다. 정부가 여기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중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85㎡ 이하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 후 분양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자금조달 계획을 꼼꼼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 규제, 전매기한 제도도 고려해야 한다"며 "분양권 시장 쏠림 등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어 '실거주하겠다'는 분명한 목표 아래 당첨 확률을 따져 청약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부동산114
자료=부동산114

◆규제 후 분양 일정 못 잡는 건설사…'밀어내기 분양' 가속?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적용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은 오는 10월에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 적용 지역도 10월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시세보다 싼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규제가 본격화되는 10월 이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규제 적용 후 분양일정을 확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주요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피해 분양일정을 앞당겨 밀어내기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 명절(9월12~15일) 전·후로 분양시기가 갈려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견본주택을 열고 청약과 당첨자 발표, 계약을 추석 명절 전에 모두 마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이보다 빨리 8월 말에 견본주택을 열고 추석 명절 전 청약을 마치려는 움직임도 있다. 

실제로 8월 중순 이후 견본단지 문을 여는 단지들이 다수 파악되고 있다. 김포와 남양주, 천안 등 전국에서 견본주택 오픈을 서두르고 있다.

대림산업이 김포시 마송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과 삼호가 남양주시에서 분양할 'e편한세상 평내'도 8월 말 견본주택을 선보인다.

한화건설이 천안시 두정도에서 분양할 '포레나 천안 두정'과 롯데건설이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에서 선보일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도 8월 중 모델하우스의 문을 연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과천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인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견본주택을 16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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