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홍콩 사태로 靑회의 불참한 권구훈 북방위원장...알고보니 '무보수'
상태바
[Who is] 홍콩 사태로 靑회의 불참한 권구훈 북방위원장...알고보니 '무보수'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8.14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北 경제 전문가
KBS 렉쳐멘터리 '명견만리' 출연해 '왜 경제통일인가?' 강연
문재인 대통령, 강연에 감동…직접 북방위원장 추천해 발탁
청와대서 보수안받아...휴가 내서 청와대 회의 참석
ㅇㄹ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위원장이 14일 홍콩 시위로 인해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서 대통령 주재 오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대규모 시위로 인해 홍콩국제공항이 마비되면서 대통령 주재 행사에 불참하게 된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오찬 행사에 권 위원장은 홍콩국제공항 마비사태로 비행기를 못 타면서 불참하게 됐다. 

청와대 측은 "권 위원장이 홍콩 상황 때문에 비행기를 못 타서 오찬에 오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태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고 있는 홍콩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까지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풍전등화' 상황이다. 대규모 시위로 인해 폐쇄됐던 홍콩 국제공항이 이후로도 결항이 이어지는 등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권 위원장 역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 '명견만리' 인연으로 文 대통령 부름 받아

권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북한 경제 전문가다. 

1962년생으로 진주고,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하버드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거친 권 위원장은 하버드대학교 국제개발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네덜란드 ABN암로 은행 런던지점 이코노미스트 겸 투자전략가, 국제통화기금(IMF) 모스크바 사무소 부소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2007년에는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서울지점 조사분석부 전무, 골드만삭스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권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다. 청와대는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신임 위원장으로 권 위원장을 위촉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신북방정책 구현을 목표로 동북아 및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 교통·물류·에너지 분야 연계성 강화 등 활동을 하는 위원회다. 권 위원장은 북한 경제의 실상과 변화 과정, 통일 이후 남북 경제통합 등을 주시해 온 북한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당시 청와대는 권 위원장의 발탁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추천해 발탁했다"면서 "여름 휴가 때 '명견만리'를 읽었는데 책 말고 TV에서도 직접 '명견만리'를 보고 권 위원장의 강연에 감명을 받아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인사수석실에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ㅇㄹ
문재인 대통령과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명견만리'는 KBS에서 제작한 렉쳐멘터리(강연+다큐멘터리)로 권 위원장은 지난 2015년 8월 '왜 경제통일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이후 같은 이름의 책이 출간됐다. 

'명견만리'는 만 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 책은 읽은 뒤 SNS에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밀려오고 있는 지금, 명견만리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며 "개인도 국가도 만 리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일독을 권한 바 있다. 

◆ 무보수에 본인 연차 사용해 북방위원장 임무 수행.."이해상충은 아직 남북관계가...."

권 위원장은 현재 본업이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다. 북방위원장직을 겸임하고 있으나 비상임에다 무보수다. 

권 위원장은 취임 당시 일부에서 제기하는 골드만삭스와 북방위원장 겸임에 따른 이행상충에 대해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었다. 

그는 "지금은 북한과 경제협력을 못하고 있고, 안 하고 있어서 이해상충은 안 된다"며 "만약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같이 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바빠지고 이해상충이 생긴다면 생각(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구축돼온 북방경제 추진체계와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내실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라며 "저의 IMF와 골드만삭스에서의 경험이 북방정책 내실화에 충분히 녹아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평소 홍콩에 주로 머무르면서 골드만삭스 아시아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회의 또는 청와대 행사가 있을 때 한국을 찾는다. 청와대에서 특별한 보수를 받지 않을뿐더러 귀국할 때 역시 본인의 연차를 사용해 북방위원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