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의 외교 인사이트] 한미동맹의 '현재' 에 대해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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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의 외교 인사이트] 한미동맹의 '현재' 에 대해 고민하다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 승인 2019.08.15 13: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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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흔히 동맹이라는 것은 이를 구성하는 국가들이 공통의 전략적 목적(common strategic objective)을 가지고 존재하게 된다. 즉, 역사적으로 미국의 아시아 및 한반도 전략과 우리의 대북전략 간의 공통점이 그 주된 목적 이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과 우리의 대북전략 간 공통점이 존재했었다. 이 같은 전략적 목적에 틈이 생기게 되면 동맹의 응집력은 약화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 한미동맹은 좀 이상하다. 과거에 없던 길을 걷고 있다. 흔히 우리가 예측 가능했던 변수로 인해 동맹이 흔들렸던 과거와도 너무 다르다. 무엇이 문제인가?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 한미동맹의 우호적 이혼(amicable divorce) 얘기가 떠돌던 때 동맹의 불협화음을 조장했던 요인은 대북정책이었다. 한미 간 대북정책의 인식과 방향성이 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동맹불화의 리스크는 대북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 간 대북정책은 과거 진보정부 시절과 비교해보면 매우 큰 공통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미래비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공통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미동맹, 경제적 관점으로 재해석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반세계화, 자국이익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등장한 미국 우선주의는 어쩌면 시대적 조류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기존의 동맹 틀을 무시한 채 과도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기재로 동맹을 전락시키고 있다. 

2017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평택기지에서 처음 말한 것은, ‘나는 여기에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왔다’였다. 미국우선주의의 대상은 적대국가가 아니라 동맹국들과 파트너국가들이 되어버렸다. 한국방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액수의 무기판매를 얻어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대북협상 과정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했으며, 그 이유는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는 ‘많은 달러를 아끼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했다.

방위비분담금 역시 문제다. 작년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에게 막대한 액수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2019년 체결된 제10차 협정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총액이 1조 389억 원, 유효기간은 1년으로 체결됐다. 올해 미국은 재차 한국부담액을 5배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동맹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지난 9일 서울에서 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언론보도문을 통해 한미동맹 전작권 전환과 합동 군사훈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지난 9일 서울에서 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언론보도문을 통해 한미동맹 전작권 전환과 합동 군사훈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동맹의 '목적, 존재이유' 잊지말아야  

물론, 돈 문제만이 한미관계의 부정적 변수는 아니다. 현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한국은 빠져있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 쿼드(Quad)국가에는 인도, 호주, 일본이 포함되었으며, 한국은 이에 포함되지 못했다.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하고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의 기여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중국때리기로 인해 한국은 미국의 동참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는 화웨이, 중장거리 미사일 배치, 이란 군함배치 등등 다양한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미중갈등 국면에서의 미국의 한국압박은 동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갈등이 동맹의 응집력(cohesiveness)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한미동맹의 근본적인 목적을 되새겨보는 것이다. 즉, 동맹의 존재이유, 공통의 전략적 목적, 위협인식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포괄적 전략동맹이다. 그러나, 현 북미협상국면과 미국우선주의, 그리고 미중갈등 국면에서 한미 양국이 동맹이라는 기재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전략적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도깊은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태세적(attitudinal) 측면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구체적인 행태적(behavioral) 합의가 가능하게 된다. 한미동맹이 점차 기괴한 모양새로 진화하기 이전에 이를 막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김현욱 박사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립외교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현재 민주평통상임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간 외교 전쟁과 정책, 관계에 대한 주제로 칼럼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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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석 2023-04-23 14:28:13
한국이 러시아보다 강국이라는 말 자연스럽게하느 말 듣고 감짝 놀랐다 적어도 군사력에서만은 러시아가 초강국이다 이분이 뭔가 착각하신 게 아닌가싶다 핵보유국이고 우주과학의 초강국이다